박근혜 대통령 측이 헌법재판소의 ‘박 대통령 탄핵심판’에 무더기로 증인을 신청하면서 헌재가 2월 둘째 주까지 재판일정을 지정, 이달 안에 탄핵심판 결론이 내려지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헌재는 23일 박 대통령 탄핵심판 8차 기일 오후 변론에서 대통령 측이 신청한 39명의 추가 증인 중 우선 김규현 대통령 외교안보수석비서관, 유민봉 새누리당 의원(전 대통령 국정기획수석비서관),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5명을 증인으로 우선 채택했다.
우선 이들에 대해서는 내달 1일 소환하기로 하고, 2월 7일에는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을 증인신문하기로 했다.
이달 31일 퇴임하는 박한철 헌재 소장은 “나머지 증인은 일단 보류해놓고 다음번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박 대통령 측 이중환 변호사는 이날 오전 변론에서 김 전 비서실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비서관 등 39명을 추가 증인신청하면서 “김 전실장은 소추사유 전반에 관련돼 있고, 우 전 수석은 롯데 수사 관련 부분과 연관돼 있다”는 등의 신청 사유를 밝혔다.
국회 측은 이들을 직접 부르는 대신 진술서를 받자고 했으나 이 변호사는 “재판정에 나와서 증인 신문을 하는 것이 재판관들의 심증 형성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거부했다.
애초 법조계에선 최순실·안종범 전 수석·정호성 전 비서관 등 핵심 증인신문을 끝내고 2월 초·중순 변론을 마무리하고 2월 말∼3월 초 결론을 내릴 거란 관측을 내놓고 있었으나 이번 무더기 증인신청으로 선고 지연은 불가피해졌다.
한편 향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박영수 특검팀의 수사 기간(2월 27일 종료)을 연장을 승인하지 않으면 헌법상 불소추 특권이 있는 박 대통령은 특검 수사를 피해갈 수도 있게 돼 논란이 예상된다.
/박국원기자 pkw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