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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안 죽였어! 뒤바뀐 범인 살인사건 진실과 마주하다

익산 약촌오거리 기사 살인 모티브
목격자가 살인 용의자로 둔갑
배우 정우×강하늘 연기 가슴 먹먹

 

재심

장르 : 드라마

감독 : 김태윤

배우 : 정우/강하늘/김해숙/이동휘

2000년 8월 10일 새벽 2시쯤 전북 익산 약촌오거리에서 택시기사가 12차례나 칼에 찔린 채 무참히 살해 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주변을 수색하던 경찰은 동네 다방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소년에게서 ‘한 남자가 뛰어가는 것을 봤다’는 진술을 확보한다.

3일 후, 목격자 진술을 했던 소년은 용의자가 돼 수사를 받게 되고, 경찰은 ‘소년이 택시기사와 말싸움을 하게 돼 그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증거를 인멸한 후 목격자인 것처럼 보이려고 다시 돌아와 경찰에 진술을 했다’는 수사 결과를 밝힌다.

석연치 않았던 결과에 2013년 한 방송을 통해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이라는 타이틀로 사건이 재조명됐고, ‘증거 없는 자백’만으로 목격자를 살인자로 둔갑시켰던 경찰과 검찰, 법원이 3년 후 체포된 유력한 용의자에게는 ‘증거 없는 자백’이라는 이유를 들어 풀어줬던 전말이 드러나며 대중의 관심을 모았다.

‘재심’은 실제로 있었던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영화다.

증거도 없이 자백만으로 목격자가 살인범으로 뒤바뀐 사건을 소재로, 벼랑 끝에 몰린 변호사 준영과 살인 누명을 쓰고 10년을 감옥에서 보낸 현우가 다시 한번 진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담아냈다.

“단지 실화 소재이기 때문에 문제작처럼 비춰지는 영화가 아닌, 관객들이 몰입하고 흥미롭게 볼 수 있는 구성과 스토리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힌 김태윤 감독의 말처럼 실제와 허구의 인물이 어우러져 스토리의 다채로움을 더했다.

특히 재심 변호사 ‘준영’의 활약은 영화의 재미와 감동을 더한다. 돈 없고 빽 없는 변호사 ‘준영’은 구상권 청구라는 명목으로 ‘현우’를 알게 되고 사건에 큰 애정이 없었던 ‘준영’은 ‘현우’의 “나 안 죽였어” 한 마디에 마음이 흔들린다. 새로운 국면을 맞아 끝까지 가보겠다는 뚝심을 발휘하는 그의 여정은 관객들을 몰입시킨다.

뿐만 아니라 경찰의 강압적 수사와 증거 조작 등으로 억울한 감옥살이를 했던 피해자 소년이 10여 년 후 청년이 돼 세상 밖으로 다시 나온 이후, 모두가 그를 외면하는 현실 또한 공감을 불러온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소위 ‘흙수저’인 ‘현우’와 유일한 동지인 ‘준영’의 동행은 감동의 순간을 전한다.

돈 없고 빽도 없이 변호사 면허증 하나만 믿고 살아온 평범한 소시민 ‘준영’은 ‘정우’가 연기한다.

‘히말라야’(2015) 이후 재심으로 스크린에 복귀한 정우는 특유의 위트 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영화에 활력을 더한다.

또한 평범한 목격자에서 용의자가 된 ‘현우’는 충무로가 주목하는 배우 ‘강하늘’이 맡았다. 억울한 수감생활 이후 모두가 자신을 멸시하는 사회의 시선에 단절된 생활을 하는 ‘현우’의 안타까운 삶은 ‘강하늘’의 진심 어린 연기와 만나 관객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 것이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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