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2 (일)

  • 흐림동두천 23.5℃
  • 흐림강릉 30.0℃
  • 서울 24.7℃
  • 대전 24.5℃
  • 대구 28.9℃
  • 흐림울산 27.3℃
  • 광주 26.0℃
  • 부산 23.5℃
  • 흐림고창 25.6℃
  • 흐림제주 29.7℃
  • 흐림강화 22.9℃
  • 흐림보은 24.4℃
  • 흐림금산 25.4℃
  • 흐림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8.5℃
  • 흐림거제 24.1℃
기상청 제공

한강이 녹자 다시 악몽이 살아나다

 

해빙

장르 : 스릴러

감독 : 이수연

배우 : 조진웅/신구/김대명

이수연 감독 15년만에 메가폰
비밀 캐릭터 배치 공포감 높여

김대명·이청아 연기 몰입 볼만
신구, 가라앉고 끄는 목소리
공포 극대화 고려 캐스팅 비화


서울에서 병원을 하던 승훈은 어려운 경기 탓에 병원 도산에 이혼까지 한 상태로 경기도의 한 신도시에 있는 병원에 취직한다. 몰려드는 환자들로 정신없이 지내던 중 치매할아버지인 정노인의 수면내시경을 하다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팔 다리는 한남대교에, 몸통은 동호대교에”

잠에 취해 정신없는 정노인은 섬뜩한 말을 내뱉고, 승훈은 공포에 휩싸인다. 정노인은 자신이 세들어 사는 건물주인인 성근의 아버지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제연쇄살인사건으로 유명했던 신도시는 몇년만에 다시 살인사건이 발생하면서 도시가 떠들썩해졌고, 성근 부자에 대한 승훈의 의심은 커져만 간다. 그러던 중, 승훈을 만나러 왔던 전처가 실종됐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2003년 감성 미스터리라는 차별화된 공포로 대한민국을 사로잡았던 ‘4인용 식탁’의 이수연 감독이 15년만에 선보이는 ‘해빙’은 주인공의 시선과 심리를 쫓아가는 심리스릴러의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해빙’의 배경이 되는 공간은 15년 전 미제연쇄살인사건으로 유명했던 경기도 북부의 한 신도시. 해결되지 않는 사건이 파묻혀 있는 땅 위에 올라가기 시작한 고층 아파트는 문제를 외면하고 개발논리로 완성된 한국 사회의 대표적 풍경을 상징한다.

이 곳에 이방인으로 정착한 승훈은 두 번의 경제위기를 겪은 후, 한국에서 사라지기 시작한 중산층을 대표하는 인물로, 연쇄살인의 메카로 불렸던 신도시에서 살인사건의 비밀과 맞닥뜨린다.

이처럼 이시대를 대변하는 승훈의 시선과 감정을 쫓아가며 완성된 영화는 지금의 한국 사회를 돌아보게 만든다.

“두 번의 경제위기가 휩쓸고 간 한국은 계층 이동의 사다리는 이미 무너졌고, 한 번의 실패는 영원한 계층 추락으로 이어져 그 어느 때 보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 사람들의 영혼을 잠식해 가고 있다. 미스터리 심리스릴러인 이 영화를 통해 한국 사회에 만연한 어떤 불안을 포착해 보고, 그것으로 인해 확인하게 되는 인간의 본성까지를 다뤄 보고자 했다”라는 이수연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농도짙은 공포로 관객들을 자극할 예정이다.

특히 영화는 제각각 감춰야 할 비밀이 있는 듯한 캐릭터들을 배치해 공포감을 극대화시킨다. 인자하고 친근한 이미지의 신구는 치매노인의 천진함과 살인 고백을 툭 내뱉는 극단적인 두 얼굴을 가진 정노인으로 ‘해빙’의 이야기에 동력을 더한다.

실제로 이수연 감독은 가라앉고 끄는 듯한 목소리로 섬뜩한 이야기를 뱉어낼 때 공포가 극대화될 것을 고려해 신구를 캐스팅했다는 후문이다.

또한 도가 넘는 친절을 베풀며 승훈에게 다가오는 정육점 사장 성근은 심상찮은 목소리로 등장부터 기이한 기운을 불어넣는 김대명이 연기해 불안과 의심의 그림자를 극 전체에 드리운다.

뿐만 아니라 승훈의 주변을 맴돌며 눈웃음을 날리고, 명품백을 수시로 바꿔 드는 간호조무사 미연 역은 이청아가 맡았다. 이청아는 발랄함 속에 비밀을 감춘 역할로 영화에 몰입도를 높인다. 이처럼 신구, 김대명, 이청아 등 배우들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뒤집어 이를 활용한 영화 ‘해빙’은 이들이 가진 비밀에 대한 궁금증을 더하며 또다른 재미를 완성한다.

/민경화기자 mkh@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