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한국현대미술작가 시리즈Ⅳ
‘송번수-50년의 무언극’
국립현대미술관은 오는 6월 18일까지 과천관에서 한국현대미술작가 시리즈 네 번째 전시로 ‘송번수-50년의 무언극’을 개최한다.
1943년 충청남도 공주에서 태어난 송번수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염직과 판화기법을 배운 뒤 1977년 파리에서 유학하며 자신의 대표적인 소재인 ‘가시’와 타피스트리 기법을 만났다.
그는 타피스트리, 판화, 종이부조, 환경조형물 등 다양한 장르와 함께 전쟁과 재난 등의 사회 부조리에 대한 고발에서 종교적 메시지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2001년 헝가리 개국 1000년 기념 타피스트리 전시에서 최고상을 수상하며 현대섬유예술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했지만, 국내에서는 큰 대중적인 관심을 받지 못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송번수 작가의 50년간의 활동을 짚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송 작가는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장미꽃을 표현한 판화작품을 제작, 이후 꽃을 제거한 가시줄기 이미지를 통해 작가가 하고자 하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았고 ‘가시’는 작가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자리매김했다.
전시에서는 ‘분노의 자아’(1996), ‘절망과 가능성’(2005), ‘미완의 면류관’(2002) 등 ‘가시’를 소재로 한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특히 광주시 능평성당에서 소장하고 있는 ‘미완의 면류관’은 국내에서 제단 벽에 설치된 타피스트리로는 유일무이한 작품으로 섬유미술과 종교미술, 공예와 회화가 어우러진 최고의 작품으로 꼽힌다.
‘작가는 시대의 기록자이자 감시자, 비판자여야 한다’는 송번수의 작가관이 드러난 작품도 소개한다.
1970년대 당시의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담은 ‘공습경보’시리즈를 비롯해 이라크 전쟁의 참상을 전하고자 완성한 ‘이라크에서 온 편지’(2006),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경험하고 제작한 ‘2011.3.11.’(2011) 등의 역사적 사건들을 기록한 대형 타피스트리 작품들이 전시된다.
전시 관계자는 “1990년대 초기 판화작품부터 최근작까지 100여점의 작품들이 드라마처럼 펼쳐지는 이번 송번수 전시를 통해 삶의 기록과 제의적 영역으로까지 확장된 예술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자세한 정보는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http://www.mmca.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문의: 02-2188-6000)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