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논란이 된 건국대생 동성간 성추행 사건의 유·무죄 여부가 국민참여재판으로 판가름 난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3부(안종화 부장판사)는 3일 공판에서 건국대생 성추행 사건에 대해 피고인 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국민참여재판을 결정했다.
이모(24)씨 등 피고인 3명은 지난해 3월 가평으로 학과 MT를 가 새벽시간대 잠이 든 신입생 A씨의 속옷을 내리고 신체에 치약을 바르는 등 추행을 하면서 휴대전화로 동영상 촬영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 등은 현재 정학 상태다.
피해 학생 A씨는 MT에 다녀온 뒤 휴학하고 정신과 치료를 받아오다 계속 휴학하면 재적 사유가 된다는 학교 측의 통보에 올초 복학했다.
이씨 등 피고인 3명 측은 “성추행 의사가 없었고 피해 학생이 이 사건 때문에 상해를 입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 동영상 촬영은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목적이 없었다”며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국민참여재판을 요구해 왔지만 A씨 측은 A씨가 아직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데다 배심원 추가와 방청 인원 증가에 따른 신변 노출 우려 등으로 거부해 왔다.
검찰 역시 “피해 학생의 건강 상태를 고려하면 이 사건의 국민참여재판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 학생의 우려는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나 재판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배심원이 있다고 해서 진술에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검찰 역시 공소장에 매우 중한 사건으로 적시한 만큼 피고인들이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권리를 인정해야 하고 국민참여재판 도입 취지에도 맞다. 피해 학생이 다소 힘들어도 여러 사정을 보면 국민참여재판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들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은 오는 26일 열린다.
/김홍민기자 wall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