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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선도하고 꽃밭 만들고… ‘게릴라 가드닝’ 만점

수원지검, 기소유예 18명 투입 화성 발안초교 환경개선
참여 학부모 “함께 땀 흘리며 아들 새로운 모습 보니 대견”

12일 오후 화성시 향남읍 발안초등학교 앞 화단 사이로 초등학생들이 담소를 나누며 학교를 나서고 있었다.

형형색색 자태를 뽐내고 있는 화단의 꽃들과 웃음 꽃을 피운 초등학생들의 모습은 다시 고개를 든 무더위를 잠시나마 잊게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무성한 잡초와 담배꽁초를 비롯한 쓰레기로 가득했던 이 곳은 수원지검의 ‘게릴라 가드닝’을 통해 꽃밭이 됐다.

지난달 23일부터 기소유예 청소년 18명이 부모들과 함께 1주일 동안 가꿨다.

수원지검이 지난해 국내에 처음 도입해 실시하고 있는 ‘게릴라 가드닝’은 도심 속 방치된 땅에 활력을 주고자 짧은 시간에 꽃과 나무를 심는 시민 공동체 활동으로 1973년 미국 뉴욕에서 시작됐다.

수원지검은 비교적 죄질이 가벼운 범죄를 저질러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선도대상 청소년들이 직접 지역 내 우범지역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범죄발생을 차단하고, 지역사회 환경개선에 기여해 보람을 느낄 수 있게 함으로써 재범을 스스로 억제할 수 있도록 게릴라 가드닝에 참여시키고 있다.

지난해 수원 지동에서 1·2차 화단이 조성됐고, 지난 5월 1일 용인 마평동에 3번째 화단의 준공식이 열렸다. 같은 달 12일 오산시 궐동의 한 공터에 조성을 마친 4번째 화단의 게릴라가드닝에는 외국인청소년의 한국 사회 적응을 돕고자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외국인청소년 11명도 참여토록 했다.

게릴라 가드닝에는 해당 청소년과 부모뿐 아니라 경희대학교 환경조경학과 교수, 법무부 소속 민간봉사활동단체인 법사랑위원과 청소년상담사도 참여하고 있다.

또 디자인 구상 단계에서 주민의견 반영을 위한 간담회를 실시하고, 준공식에도 지역 주민을 초청해 의견을 청취하는 등 ‘민·관·학’이 협력해 추진되고 있으며, 화단 조성 후에는 지역주민과 선도대상 청소년, 지역 법사랑위원들이 지속적으로 화단을 유지·관리해 지속적인 범죄예방 효과도 거두고 있다.

게릴라가드닝에 참여한 한 청소년은 “꽃을 심으며 옷은 더러워졌지만, 마음은 깨끗해졌다”며 “내가 가꾼 화단을 보고 주민들이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아들과 함께 게릴라가드닝에 참여한 한 아버지는 “아들이 함께 땀을 흘리며 꽃을 심는 아빠가 더위에 고생한다며 걱정해 줘 대견했다”며 “지금까지 몰랐던 아들의 새로운 모습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법질서는 사법기관뿐만 아니라 지자체, 학계, 시민단체, 지역주민 등이 합심해서 이뤄야 한다는 사실이 이 제도를 통해 널리 알려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국원기자 pkw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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