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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골당 설치 헛소문 마을 인심만 생매장

용인 서3리 개발업자 "10여명이 동의" 주민 이간질

"개발업자의 농간에 마을 인심이 말이 아닙니다"
용인시 이동면의 한 마을이 납골당 설치 소문이 나돌면서 주민 사이에 불신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102세대 350여명의 주민이 모여 사는 용인시 이동면 서3리.
조용했던 서3리 마을 분위기가 나빠진 것은 지난해 12월초 마을 입구인 부아산 2번지 3천10여평을 개발업자 박모(60)씨가 매입해 납골당 설치를 추진한다는 말이 나돌면서 부터.
주민들에게 납골당 설치 소문은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다.
마을 입구에서 불과 100여m 떨어진 곳에 대규모의 공원묘지인 서울공원묘원이 25년째 자리하면서 마을 주민들의 피해가 이만저만 아니기 때문.
마을 앞산을 가파르게 깍아 만든 공원묘지는 3천600여개의 분묘가 설치돼 마을 주민들은 장마나 폭우때마다 산사태나 묘지 붕괴의 위험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공원묘지때문에 마을 이미지도 나빠지면서 땅값도 평당 30여만원에서 10여년째 오르지 않고 있다.
주민들도 하나둘씩 마을을 떠나 공원묘원이 들어선 지난 79년 당시 500여명에 이르던 주민수가 350명으로 크게 줄었다.
이처럼 공원묘지때문에 물질적, 정신적 고통을 받아온 서3리 주민들은 납골당 설치 소문에 한결같이 '납골당 설치 결사반대'를 외치며 분노했다.
용인시는 주민들의 반발이 심하자 '주민동의 없이는 납골당 설치를 허가하지 않겠다'며 주민들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지난 1월부터 납골당 개발업자들은 주민들에게 '주민 10여명이 납골당 설치에 동의했다'며 "동의하는 주민들에게 사례비를 준다"는 헛소문을 퍼뜨렸다.
이때문에 대다수 주민들은 "납골당 설치에 동의한 주민들을 밝혀내 마을에서 쫓아내야 한다"며 흥분했다.
마을노인회장 장모(83)씨는 "공원묘지때문에 마을이 황폐해졌는데 납골당 설치에 동의할 주민이 있을리 없다"며 "개발업자들이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마을 주민들을 이간질시키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장씨는 "안그래도 공원묘지 허가때 동의한 30여명의 주민들과 나머지 주민 사이에 불신과 싸움이 끊이질 않는데 납골당때문에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고 걱정했다.
서3리 이장 강모(46)씨는 "시가 지난 25년동안 공원묘지 확장을 대책없이 허가한 것도 모자라 납골당까지 들어서면 마을은 묘지천국이 될 판이다"며 "마을의 사활을 걸고 주민 모두가 납골당 설치를 끝까지 반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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