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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출판사 刊. 276쪽. 9천원.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는 '돈'을 곧 '행복'으로 귀결시키는 기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10억 벌기' '로또 복권 사기' 같은 광풍현상이 이를 반영, 물질만능주의가 최정점에 이르렀다는 느낌마저 준다.
교수, 시민운동가, 시인, 작가, 정신과 의사, 문화평론가 등이 우리사회 부자되기 열풍에 `할말이 있다'고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포럼출판사가 김정란 시인, 강수돌 교수 등 10명의 의식있는 인사들의 글을 묶어 펴낸 '미친 돈 바람을 멈춰라'(포럼 刊). 이 땅에 휘몰아치는 '돈 바람'을 경계하면서 그 뒤에 숨겨진 메커니즘을 파헤치고 돈과 인간의 제대로 된 관계설정을 모색해보는 글들로 채워져 있다.
김정란 시인(상지대 교수)은 '10억 만들기' 프로젝트는 위험하고 불건강하다고 말한다. 돈을 만들 수 있는 운이 좋은 사람은 제 아무리 우리 사회가 부의 창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해도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문턱에 주저앉을 뿐이다. 어느 한 곳으로 모인 부의 언덕은 다른 한 곳에서는 반드시 가난의 골짜기를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 김 시인의 지론이다.
현병호(대안교육 격월간지 밀들레 발행인)씨는 10억 만들기 열풍, 웰빙 열풍에 휘둘리기 전에 부자가 된다면 과연 어떻게 살 것인지, 정말 잘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되물어보자고 제안한다.
강수돌 고려대 교수는 모두 `아침형 인간'이 되어 남보다 하루를 좀 더 일찍 시작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헛소문에 가슴 설레지 말라고 말한다.
그는 사회구조와 삶의 관계들이 뒤틀려있다면 아침 일찍이 아니라 꼭두새벽에 설쳐도 죄절감만 커질 뿐이라며 차라리 피곤하고 지친 몸, 보란듯이 개기며 실컷 자버리고 한참 뒤에 개운하게 일어나 새로운 자신만의 삶을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김정일(정신과 전문의)씨는 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돈이 없는 꿈이, 꿈이 없는 돈보다 훨씬 낫다는 것이다.
유성용(칼럼리스트)씨는 돈을 그리워하기보다는 이 세상을 체험하고 가는 동안 좀 더 깊이 매 순간을 누릴 수 있기를 바라며 용기를 갖고 모든 것이 헛소동으로 결판나는 이 방대한 공해속을 걷고 걸을 것이라고 스스로 다짐한다.
'미친 돈 바람…'은 거세된 욕망일지언정 우리 가슴속에 아련하게라도 남아있다고 믿고자 하는 저자들의 '사람다움'에 대한 욕구가 분출되고 있는 작지만 힘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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