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바로 광명경찰서 소속으로 지난달 31일 명예퇴직한 안병원(58) 경감.
이날 오전 철산지구대에서 열린 조촐한 퇴임식에서 그는 “32년 동안 입었던 제복을 벗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많이 아쉽지만 광명경찰서 가족이 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저에게 제일 큰 행운이자 최고의 행복이었다”면서 “그동안 배려해주신 서장님, 과장님, 지구대장님, 그리고 동료직원들께 너무나도 감사하다는 말 전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한 때는 마라톤 풀코스도 거뜬히 뛰었던 안 경감. 그러던 중 지난 2009년 청천병력과도 같은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다.
이후 걸음걸이가 불편해졌고 급기야 하루에도 서너번씩 마비증세가 찾아왔다. 병도 병이지만 “이젠 경찰관 제복을 벗어야 한다”는 생각이 그를 더 힘들게 했다.
그러나 동료들은 그를 떠나보내지 않았다. 비록 일선 현장을 뛰어다닐 수는 없어도 내근는 충분히 가능했기에 서장을 비롯한 광명경찰서 수뇌수들은 머리를 모았고, 당시 사용하지 않던 한 치안센터에서 근무하도록 배려했다.
이후 안 경감은 홀로 치안센터에서 근무하며 지역민들의 방문민원을 해결했다. 물론 급박한 112출동은 할 수 없었으나 철산지구대 대원들은 수시로 치안센터를 찾아 부족한 점을 채웠다. 치안센터 인근 주민들도 가까이에 경찰관이 있어서 든든해 했다.
더욱이 안 경감의 아내 강미자씨는 약한 모습 없이 변함없는 내조를 이어갔고 남편의 출근준비부터 점심식사, 가끔은 치안센터에서 간단한 민원까지 해결하는 ‘수퍼우먼’의 모습을 8년 동안 보였다.
안 경감은 “건강을 잘 회복해 좋은 소식을 광명경찰서에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특히 가족처럼 대해주신 유연봉 전 철산지구대장(현 생활질서계장)께 감사한 마음 전하고 싶다”고 퇴임식 소감을 밝혔다. /광명=유성열기자 mul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