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앞으로 다가온 이번 4.15 총선의 특징 중 하나는 여성 후보들이 크게 늘어난 점을 꼽을 수 있다.
선관위에 등록한 지역구 출마 여성 후보는 66명(전체 1천175명의 5.6%)으로 지난 16대 33명의 배로 늘어난 것.
여성 후보들은 지금까지의 `남성 정치'에 식상한 유권자들에게 신선한 느낌을 줄 뿐만 아니라 여성으로서의 섬세함과 상대적인 `클린 이미지' 등의 장점을 내세워 표심을 파고들 수 있지만 체력, 복장 등의 문제에서 한계를 호소하는 후보들도 없지 않다.
◆높은 인지도 최대 활용
경기도 성남수정에 출마한 김을동(한나라당) 후보는 탤런트 출신의 높은 인지도를 내세우면서 유권자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서민층을 겨냥하고 있다.
김 후보측은 "부친인 고 김두한의원의 후광과 인기 드라마 '야인시대'로 인기도 높아 알아보는 사람이 많다"며 "다른 후보들이 가끔 겪는 유권자들의 냉담한 반응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족사와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담은 동영상을 제작해 유세 차량으로 홍보하며 지역을 누비고 있다.
고양 일산갑에 출마한 한명숙(열린우리당) 후보는 "장관을 지낸 덕분인 지 거리유세 때 유권자들이 먼저 악수를 청하고 포옹하는 등 다른 후보들에 비해 친근감을 더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성운동 경력에다 섬세함까지 내세우고 있는 한 후보는 대학교수인 남편의 격려와 조언 등 `외조'도 큰 힘이 되고 있다.
고양 일산을에 나선 김영선(한나라당) 후보도 재선 국회의원으로서의 비교적 높은 인지도와 여성의 `부드러움'을 앞세워 1분1초도 아끼는 개미전술로 강행군하고 있다. 식사할 때가 유일하게 앉아서 쉬는 시간일 정도다. 그는 30-40대 여성들이 많고 목소리도 큰 지역적 특성을 감안,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 여성인력개발센터 지원확대 등 여성관련 공약을 내놓고 표밭을 누비고 있다.
인천 중.동.옹진에 출마한 원미정(민주당) 후보는 2,3대 인천시의원을 지내면서 다져온 의정활동으로 인지도가 높은데다 남성보다는 상대적으로 깨끗한 이미지를 받고 있는 여성특유의 장점을 활용해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다.
◆독특한 캐릭터와 이력을 내세운다
경기도 성남수정의 김미희(민주노동당) 후보는 시의원 출신의 30대 젊은 여성답게 '수정구 대장금'을 캐릭터로 활용하고 있다. 사리사욕을 채우지 않고 나라와 백성을 위해 자신을 아끼지 않았던, 국회의원이 갖춰야 할 덕목을 모두 갖춘 대장금을 이미지로 선택했다는 김 후보는 명함은 물론 유인물에 대장금 의상을 입은 사진이 실려 있고 유세기간에도 대장금 복장의 선거운동원을 대동하고 있다.
성남분당갑 허운나(우리당) 후보는 교육과 정보통신분야 전문가답게 내세워 `유비쿼터스.네트워크.마케팅'에서 딴 '유네마 선거운동'을 도입, 상가 청소나 탄천 정화활동 등에 참여하는 한편 공원에서는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면서 생활현장을 파고들며 상대후보와 차별화시키고 있다.
경남 진주을 김미영(민주노동당) 후보는 여성 농민운동을 주도한 점을 선거운동에 십분 활용, 1천4명의 여성자원봉사자들이 `천사(1004) 자원봉사단'을 조직해 아침 일찍부터 밤 늦게까지 논두렁과 밭두렁, 비닐하우스 등 농촌지역을 누비며 농심잡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인천 서강화을에 출마한 최미란(민노당) 후보는 강화에서 `여성의 전화' 사무장을 지낸 경력으로 강화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지원을 받아 선거 유세차량에 그려진 그림으로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주력하고 있고 특히 남편이 최근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의 인맥을 총동원해 선거지원에 나선 데서도 큰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