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할거구도 타파를 기치로 내걸고 출범한 열린우리당의 `전국정당화' 목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박근혜 효과'에 이어 정동영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을 계기로 대구.경북(T.K)에서 일기 시작한 한나라당 바람이 총선 중반부터 부산.경남(P.K) 지역으로 몰아치고 있기 때문이다.
T.K는 27곳 거의 모두 한나라당에 넘어갔고, 울산을 포함한 P.K도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대부분 한나라당에 잠식되면서 전체 41곳 중 우리당의 우세지역이 1~2곳에 불과하다는 것이 우리당의 자체 분석이다.
부산의 영도(김정길) 사하을(조경태), 경남의 김해을(최철국) 창원갑(공민배) 정도가 그나마 경합우세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12일 P.K 바람몰이에 들어간 한나라당 박 대표의 방문을 계기로 뒤집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결국 이대로 15일 총선일까지 간다면 영남, 특히 T.K 교두보 확보를 위한 여권의 `올인전략'은 실패로 끝나지 않겠느냐는 게 우리당의 분석이다.
상황이 이렇자 대구 수성을에 출마한 우리당 윤덕홍 후보는 "낡고 부패하고 대구를 망쳤던 사람들이 `묻지마 지지'에 힘입어 부활하고 있다"며 `이성적 투표'를 촉구하는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우리당내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영남 출신인데도 불구하고 선거 막판지역주의 조짐이 일고 있는데 대해 일단 노무현 정부를 김대중 정부의 연장으로 보는 편견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
보수층의 뿌리깊은 `반DJ' 정서와 어우러진 비노 정서가 탄핵정국들어 급격히 진행된 호남의 `표쏠림' 현상에 대한 영남의 반작용으로 발현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나라당의 `거여견제론'이 정동영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및 친노세력의 분당론 언급과 맞물리면서 야권의 탄핵안 강행처리로 부동층화됐던 다수 영남 유권자들의 `복귀'에 명분을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주말 고향인 대구로 내려가 동구갑에 출마한 이강철 후보 선거운동을 지원한 김부겸 원내부대표는 "대구의 한 유권자가 `너희는 노무현당인줄 알았는데 김대중의 위장된 전라도당이다'라고 하더라"며 눈물을 왈칵 쏟은 뒤 "한나라당의 젊은 후보들이 지역감정을 유발하는 발언을 선거전략으로 하는 것을 보고 더욱 슬펐다"고 비통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