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9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친 인천 남동공단 전자부품공장 화재와 관련해 소방당국이 22일 본격적인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 관련기사 19면
수사본부를 구성한 경찰도 회사측 상무이사와 화재 목격자를 참고인으로 조사하는 등 과실 여부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천소방본부는 이날 오전부터 인천지방경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유관기관 관계자 40여 명이 투입된 가운데 인천 남동구 세일전자 공장 건물에서 1차 합동 현장감식을 벌였다.
합동감식팀은 공장 관계자 진술을 토대로 소방당국이 최초 발화점으로 추정한 공장 4층 검사실과 식당 사이 복도 천장 주변을 집중적으로 감식했다.
최초 목격자는 소방당국에 “화재 초기 공장 4층 (검사실과 식당 사이) 천장에서 시뻘건 불덩어리가 떨어졌다”고 진술한 바 있다.
전체 사망자 9명 가운데 소방당국이 출동하기 전 추락해 숨진 2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7명이 모두 4층 내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도 박명춘 인천경찰청 2부장을 본부장으로 한 수사본부를 구성하고 공장 내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는 등 사고 원인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사본부는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과학수사계·논현서 형사팀 등 47명으로 구성됐다.
오동근 논현서장(수사본부 부본부장)은 “(공장 건물) 4층에 CCTV가 있었다. 현재 (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4층 CCTV 3대분량 영상을 확보했으며 이 가운데 1대의 영상 분석을 마쳤지만 화재 직후 공장 건물이 정전돼 CCTV 영상에는 화재 직후 불꽃 없이 연기가 나는 장면만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화재 목격자인 세일전자 직원과 이 회사 상무이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으며 추가로 회사 관계자들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 목격자는 경찰에서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회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최초 발화점으로 추정되는 공장 건물 4층에 스프링클러와 방화문 등 화재 설비가 제대로 설치돼 있었는지와 있었다면 이들 설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등을 재차 확인할 예정이다.
김경환 세일전자 이사는 이날 유가족 대상 화재 개요 브리핑에서 “4층에는 스프링클러 32개가 설치돼 있었다”며 “지난 6월 29일 소방 점검 결과 4층과 관련한 지적 사항은 없었다”고 밝혔다.
어성균 논현경찰서 형사과장은 “현재 회사 관계자 중 피의자로 신분이 전환된 인물은 없다”며 “화재 원인은 현장 감식이 끝나봐야 정확히 알 수 있을 듯 하다”고 말했다.
/인천=이정규기자 l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