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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서 출발한 꿈… 이젠 소통·환경, 마을축제 된 두바퀴

창생공간-칠보산마을 꿈꾸는 자전거
아이들 안전한 자전거타기 위해
주부 중심 2012년 모임 만들어
‘다 같이 돌자 동네 한바퀴’ 행사

2015년 생태교통축제로 발전
자전거 발전기로 영화상영 대성공
업사이클링 환경사업도 시작

 

 

 

‘환경’이란 단어에는 생명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과거 지구의 모든 자원은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며 무분별하게 사용했던 결과로 지구는 각종 환경문제로 몸살을 앓게 됐다. 인간마저 기후변화로 위태로운 상황을 맞았다. 현대사회에서 환경파괴의 가장 큰 주범으로 자동차를 꼽는다. 이동을 위해 필수적이지만, 우리의 삶을 파괴하는 문명의 이기가 되어 버린 것이다. 수원 호매실동에 위치한 ‘칠보산마을 꿈꾸는 자전거’(칠보산 자전거)는 2012년 아이들에게 안전한 자전거 운행여건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시작해 점차 환경을 생각하는 모임으로 성장했다. 올해 경기문화재단 ‘창생공간’ 리서치 단체로 선정된 꿈꾸는 자전거의 박미정 대표를 만났다.

 

 

 

 

박미정 대표는 내년 ‘소통 카페’를 준비하고 있다. 그 안에 무엇을 채울 것인가는 다양한 회원, 시민들과 논의중이란다.

박 대표가 창생공간을 준비하면서 제시한 계획은 친환경제품과 태양과 패널제품을 만들고, 자전거 리사이클을 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물건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녹색공간, 그리고 지역주민과의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박 대표는 주민과 공동체 공간을 만든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는 ‘소통’이었다고 말한다.

리서치 기간 동안 수십 차례 주민들과 만나 소통하면서 처음 기획했던 공간과는 조금 차이가 생겼다. 더 좋은 의견들이 도출된 결과다.

“아직 진행형”이라는 박 대표의 말처럼, 꿈꾸는 자전거는 아직 꿈을 꾸고 있다. 무엇이 더 주민들에게 좋은 ‘소통’ ‘환경’의 공간이 될지 꿈을 꾸는 중이다.

이 지역에 맞는 창생공간을 꿈꾸는 칠보산자전거가 처음 시작한 것은 2012년 가을이다. 차보다 자전거가 많던 이곳이지만 가끔씩 불법주차하거나 좁은 도로를 위태롭게 달리는 차로 인해 자전거를 타야만 하는 아이들과 주민들은 늘 불안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특히 개발이 시작되면서 몰려든 많은 차량들이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했다.

 

 

 

 

초·중생 자녀를 둔 주부들이 중심이 돼 도로상황을 점검하고 민원을 통해 이를 해결하고자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안전하게 자전거로 학교를 다닐 수 있을까.

그 답을 찾기 위해 모임을 만들고 ‘다 같이 돌자 동네 한바퀴’라는 타이틀로 부모와 자녀들의 자전거 하이킹을 시작했다. 매달 한번 주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돌았다.

그러면서 주민들은 환경이란 주제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미세먼지가 없던 동네에 중국발 미세먼지가 닿고, 이웃동네 자동차 매연이 우리 동네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주민들의 의식을 깨어나게 만들었다.

불과 몇 년 전이지만, 아직 이곳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기 전까지 원주민들은 많지 않았다. 그나마 다수는 좋은 자연환경을 선택해 이사 온 사람들이 다수였다. 그렇다보니 자연히 환경이라는 주제에 많은 주민들이 공감했다.

차없는 도로를 만들어 보자면 2015년에는 주민들의 힘만으로 생태교통축제도 열었다. 환경과 관련한 모든 소재를 모아 전시를 했는데 누군가 영화제가 가능할까라는 화두를 던졌다.

누구랄 것 없이 ‘한번 해보자’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자전거 페달을 돌려 2시간동안 영화를 본다는 시도는 사실 모험이었다.

축제 마지막 날 시도한 영화제는 예상과 달리 성공이었다. 자전거 페달을 돌려 보려는 사람들이 줄을 섰고,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한 학생, 주민들이 객석을 가득 메웠다.

 

 

 

 

“영화가 끊어질 때 오히려 환호하고 다음 사람을 격려하는 박수가 터졌어요. 어린이용 자전거 발전기를 만들어 달라는 항의(?)도 있어, 다음해에는 초등학생용 자전거 발전기를 만들어 야간 라이트를 설치했어요.”

 

 

 

 

자전거 문화에 대한 주민들의 의식이 높아지면서 미세먼지, 녹색소비에 대한 관심으로 전해졌다. 에너지 절감을 위한 LED 스탠드 만들기, 폐자전거를 활용한 미술품 제작 등 업사이클링 사업도 시작했다.

폐자전거 부품을 이용해 자전거 거취대도 만들어 마을 곳곳에 설치했다.

또 자원재활용을 잘 하고 있는 다른 지역도 찾아다니면서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마을“로 만들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지난 5년간 쌓은 환경에 대한 노하우를 이어가려는 노력은 창생공간이라는 시도로 이어지고 있다. 사람이 살고, 자연이 함께 살고, 아이들이 미래에도 살고 싶은 마을만들기. 이를 위해 어떤 공간을 주민들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칠보산 꿈꾸는 자전거가 기획하고, 리서치 하고 있는 문화공간의 내용이다.

/안직수기자 jsahn@

 

 

 

 

 

“아이들 자라서 칠보산 잊지 않기를”

박미정 대표

생태교통축제 마을 대표축제돼
앞으로 만들어질 창생공간도
‘놀자’란 기본 철학 담을 것


칠보산의 꿈꾸는 자전거 박미정 대표(사진)는 수원 토박이다. 수원에서 나고, 수원서 학교를 다니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다.

도심에서 살던 그녀가 칠보산을 오게 된 것은 자녀의 건강이 원인이었다. 재개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던 정자동에서 호흡이 예민한 자녀를 위해 수원에서 ‘환경이 가장 좋은 곳’으로 손꼽히던 칠보산으로 이사를 왔다.

마침 그곳에는 시험무대였던 대안학교 도토리 교실이 있었다. 박 대표는 “틀에박힌 학교교육이 싫었던 가정을 포함해 4가정이 함께 칠보산으로 왔다”고 말한다.

“당시만 해도 칠보산은 대중교통이 거의 없어 자전거로 통학을 해야 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자가용이 도로에 주차되면서 자전거로 다니는데 많은 어려움이 생겼죠. 그래서 안전한 자전거 도로를 확보하려다보니, 점차 사람이 보이더라고요. 사람이 건강하려면 곧 환경이 좋아야 한다는 것도 그제서 눈에 들어왔어요.”

2015년, 꿈꾸는 자전거에서 ‘생태교통 축제’를 열었다. 인근 아파트 도로를 막고 보행을 주제로 축제를 열었다. 자전거 페달로 동력을 만들어 영화도 상영했다. 페달은 시민들 가운데 원하는 사람들이 짧게는 5분, 길게는 10분간 돌렸다.

가끔 영화가 끊어졌지만, 시민들은 스스로 만들어낸 전기로 영화를 본다는 점에 환호했다.

 

 

 

 

“자전거 페달을 통해 얻은 동력으로 재봉틀을 돌려 사용하고 버린 플래카드로 깃발을 만들고, 연필깎이도 운전해보면서 사람의 동력으로 만들어지는 에너지의 무궁무진함에 스스로 놀랐어요. 생태교통축제는 사람이 차보다 먼저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주민들 반대도 많았지만, 지금은 주민들이 참여하는 이 마을 대표 축제가 됐습니다.”

창생공간을 준비하는 박 대표의 철학은 ‘놀자’다. 주민들이 지역에서 놀면서 마음의 쉼표를 가져보자는 것이다. 그 안에서 순환, 환경이라는 화두가 자연히 떠오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앞으로 만들어질 공간도 노는 공간을 기본 철학으로 담고 있다. 손재주 있는 사람이 공예품을 만들면서 놀고, 방송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 동네 방송을 하면서 노는 공간, 그 안에서 공동체 문화와 지속가능한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아이들이 자라서 내 고향 수원, 내 동네 칠보산 이라는 마음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에요. 고향을 느낄 수 있는 문화가 곧 공동체 문화가 아닐까 해요. 미래 세대를 위해 지속가능한 환경, 공감되는 문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 기성세대의 몫이 아닐까요?”

박미정 대표가 생각하는 창생공간이다./안직수기자 js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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