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군 가평읍 달전리 남이섬 주차장과 드라마 ‘겨울연가’ 촬영지로 외국 관광객에 인기가 많은 강원도 춘천시 남이섬은 북한강을 사이에 두고 있다.
주차장에 도착한 관광객들이 남이섬에 들어가려면 여객선을 타거나 무동력 하강 시설인 ‘집와이어(Zip-wire)’를 타야 한다.
이 집와이어는 경기북부 뿐 아니라 강원도 춘천의 대표적 관광시설 중 하나다.
하지만 집와이어가 설치된 지 8년여 만에 철거되거나 운영이 중단될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건설을 추진 중인 제2 경춘국도가 이곳을 지나갈 가능성이 커서다.
31일 경기관광공사, 가평군, ㈜남이섬이 공동 출자해 만든 자나라인㈜과 원주지방국토관리청 등에 따르면 정부는 9천억원을 들여 2022년 착공을 목표로 남양주 화도읍 금남리∼춘천시 서면 당림리를 연결하는 길이 32.9㎞(왕복 4차로)의 제2 경춘국도 건설을 추진 중이다.
현재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이 검토하고 있는 노선(안)은 남이섬과 인근 자라섬 사이를 지나가게 돼 있다.
자나라인㈜는 이 노선이 확정되면 현재 이 업체가 운영 중인 집와이어는 철거하거나 운영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도로 위나 아래로 시설이 지나가 탑승객 안전을 담보할 수 없어서다.
또 국도 교량 교각 등으로 인한 주변 경관 훼손 및 선박 운항 차질 등으로 남이섬 관광객 유치에도 큰 타격이 예상될 것으로 우려했다.
남이섬과 경기관광공사, 가평군이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2010년 11월 개장한 이 집와이어 길이는 주 타워(높이 80m)∼남이섬이 940m(2개 라인), 주 타워∼자라섬이 640m(2개 라인)이다.
대표적인 한류 관광지인 남이섬을 찾는 관광객들이 쇠줄에 매달린 의자 형태의 기구를 타고 높은 위치에서 전율을 즐기며 자라섬과 남이섬 등 북한강 일대 경관을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많은 관광객이 이용하면서 지난해 11월에는 개장 8년 만에 탑승객 5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탑승객 중 51%가 20∼30대이고, 외국인 탑승객이 23%를 차지하는 등 경기북부의 대표적 관광시설로 자리 잡은 상태다. 지난해 총수입도 36억원에 달한다.
자나라인 등은 제2 경축국도가 이 집와이어의 지속적인 운영 등을 위해 국도 노선안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가평군도 낙후 지역 개발 및 집와이어 운영 차질 등을 이유로 역시 노선 변경을 원주지방국토관리청에 요구 중이다.
자라나인 관계자는 “외국인 등 많은 관광객으로부터 큰 인기를 얻는 관광시설 운영이 새로 건설되는 국도로 인해 위기에 놓였다”며 “국토부가 이 시설의 운영에 지장이 없도록 노선을 일부 변경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경환기자 j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