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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29명 탈출 직후 관광버스는 순식간에 불탔다"

강원도 고성에서 대형산불이 발생한 5일 저녁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평택 현화중 학부모들은 핸드폰에서 손을 놓을 수 없었다. 시시각각 전해지는 산불 소식과 자녀들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 학교 2학년 학생 199명은 3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강원도 고성, 속초 일대로 현장체험학습(수학여행)을 떠났다. 친구들과 설레임속에서 첫날 일정을 마치고 이틀째인 4일에는 고성군의 한 리조트 지하1층에서 레크리에이션을 즐기고 있었다.

학생들이 한참 흥이 오를 무렵, 강원도 일대 산불과 관련해 날라온 재난문자를 받으면서 상황은 긴박하게 흐르기 시작했다.

교사들은 멀리서 빨갛게 치솟는 불길을 보면서 즉시 레크리에이션을 중단하고 학생들을 인솔해 버스로 올랐다.

학생들이 7대의 버스에 나눠 타는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3분 남짓. 하지만 10km 떨어진 숙소까지 가기에는 이미 일대가 불바다였다.

이들은 짐을 포기하고 곧바로 평택으로 가기로 했지만 탈출도 쉽지 않았다. 산불이 강풍을 타고 빠르게 번지면서 주변 민가와 건물이 화마에 휩싸였다. 도로는 피난길에 오른 차들로 엉켜 있었다. 불은 사방에서 번져왔다.

우여곡절 끝에 버스 4대는 무사히 시내를 빠져나왔지만, 나머지 3대는 도로까지 번진 불길을 피해 고성 방향으로 차를 돌렸다.

시내를 빠져나왔다는 안도를 하기도 전, 버스 한대 엔진 쪽에서 불꽃이 보이더니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 수동으로 버스문을 열고 급하게 버스에서 학생과 교사 등 32명이 탈출했다.

다른 차량에 있던 교사들이 차 안에 있던 소화기를 들고 불이 난 버스로 급하게 달려왔으나 버스는 손 쓸 틈도 없이 순식간에 거센 불길에 휩싸였다.

이 학교 관계자는 “도로를 지나오며 산 쪽에서 날아온 불씨가 버스에 붙었던 것 같다. 불이 나자 긴장해 우는 학생도 있었고, 소량의 연기를 마신 학생도 있었지만, 건강에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나머지 버스 3대에 올라탄 학생들은 이날 오전 2시 30분께 학교에 무사히 도착했다.

비슷한 시각 후발대 버스 3대(학생 80여명)는 비교적 화마에서 안전해 보이는 고성의 한 리조트로 향했다. 이곳에서 묵은 뒤 불이 진정되면 떠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불이 고성까지 다가오자 교사들은 귀가를 서둘렀고, 오전 4시 20분 쯤 평택에 도착했다.

학교 측은 밤사이 상황을 학부모들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4일 현장체험학습을 목적으로 강원도 속초와 고성 부근에 있던 학교는 현화중 외에 안성시 명륜여중(학생 141명)과 동두천시 보영여중(학생 110명) 등 2곳으로, 이들 모두 체험학습을 중단하고 귀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도 교육청은 평택 현화중 학생들의 심리치료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안직수기자 js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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