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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판매·복용 금지 낙태약 SNS 통해 불법거래 성행

낙태죄‘헌법 불합치’후 이용 급증
중국산 등 가짜 낙태약 임의 복용
자궁손상 등 부작용 호소 잇따라

“합법적 처방·유통 허용을” 지적

국내에서 판매와 복용이 금지된 임신중절 의약품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한 불법거래가 이뤄지면서 효능이 불분명한 ‘가짜 낙태약’ 복용에 따른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더욱이 지난 4월 헌법재판소가 내린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에 따라 여성들이 안전하게 낙태약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합법적인 처방과 유통이 제도권 내에 안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와 주목된다.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2016년~2018년까지 최근 3년간 의약품 온라인 불법판매 적발 건수는 2016년 193건에서 2017년 1천144건, 2018년 2천197건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으며 올해는 6월까지 1천434건이 적발됐다.

앞서 지난 16일 중국인 쉬모(34)씨가 중국산 낙태약인 ‘미비사XX’과 ‘미색전XXX’ 등 1천여 정을 들여와 낱개로 재포장해 미국산 정품 낙태약으로 속여 국내에 유통한 혐의(약사법 위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지만 지난 4월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낙태죄가 사실상 사문화되면서 ‘낙태 허용’ 분위기를 타고 불법 낙태약이 더욱 활개치고 있는 상태다.

실제 이날 본지 기자가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등의 각종 SNS 검색창에 임신중절 약물인 ‘미XX’, ‘낙태약’ 입력 결과, 판매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물론 가격과 후기, 효과, 부작용 등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

또 한 업자에게 구매 상담 요청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나이와 마지막 생리일을 묻는 메시지를 받아볼 수 있었고, “제품당 50만원이며 2일 이내 배송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정품이라 안전성이나 효능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반면 전문가의 제대로 된 안내를 받지 못하고 인터넷 등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약을 복용하다 부작용을 호소하는 이가 잇따르는가 하면 자칫 불완전 유산이 될 경우 임신 초기 낙태 수술을 하는 것보다 출혈, 염증, 자궁 손상 등의 위험까지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민 배모(31·여)씨는 “낙태죄 조항이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이상 출산을 원치 않는 임산부들이 의사의 지도를 받고 안전하게 구매·복용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산부인과 한 관계자는 “남몰래 낙태를 하기 위해 미XX 구입 경우가 많지만, 약이 잘 듣지 않거나 유산되더라도 하혈을 심하게 하는 등 부작용을 겪을 수도 있다”며 ”전문의 처방과 사후 모니터링이 뒤따라야 하는 약물인 만큼 향후 사회경제적 이유로 낙태가 허용되더라도 철저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17년 4만9천764건의 낙태가 이뤄졌으며, 낙태 경험자 중 9.8%가 미XX 같은 불법 약물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김용각기자 ky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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