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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열병에 국감 임박 경기도 공무원 파김치

‘불야성’ 경기도

ASF 발병 직후부터 비상근무
주말도 잊고 사무실서 새우잠
이달까지 낮·밤 없는 업무 계속

16·18일 국감 겹쳐 쌓이는 업무
道·노조 국감 일정 변경 요청에
환노위는 취소·행안위는 강행


경기도청에는 일명 2개의 ‘꺼지지 않는 등불’이 있다.

행정과 기술로 각각 대변되는 기획조정실 기획담당관, 도시주택실 지역정책과다.

경기도정을 이끄는 핵심부서이자 상징이기도 하다.

최근 꺼지지 않는 등불이 늘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에 따른 비상근무 체제 전환에 더해 예정된 국회 국정사무감사 준비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오후 9시쯤 찾은 경기도청은 야시장이라도 들어온 듯 ‘불야성’이었다.

대부분의 사무실에 환하게 불이 켜져있었고, 주차장은 차들로 가득해 나인 투 식스(9시 출근 6시 퇴근) 근로시간을 방불케 했다.

불이 켜진 한 사무실로 들어서자 일부 직원은 컴퓨터를 켜둔 채 엎드려 피곤을 달래고 있었고, 일부는 간식을 먹으며 기지개를 켜기도 했다.

사무실에 앉아 반쯤 남은 음료수를 마시고 있던 한 직원은 “국정감사 시기가 다가온 만큼 주말과 평일 상관없이 눈에 불을 켜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비상근무 체제로 돌입한 상태라 잦은 출장과 상황근무가 겹쳐 일을 하려면 근로시간 이후 시간을 이용해야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경기도는 지난달 17일 ASF 발병 직후 재난안전메뉴얼에 따라 비상근무 체제로 전환한 상태다.

현재 ‘심각’단계에 맞춰 각 과별로 팀을 편성, 2인 1조로 시·군 방역 현장으로 지원을 나가고 있다.

또 24시간 운영되고 있는 재난상황실 순환근무도 해야하는 처지다.

게다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와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의 국감까지 각각 16일과 18일 예정됐다.

본연의 업무 외에 방역 현장 지원에 상황실 근무, 국감이 겹치며 해야할 일이 폭증했다.

국감에 앞서 각 의원실에서 요구하는 자료는 통상 모두 1천건을 넘어선다.

올해 역시 지난 8월부터 시작해 이미 800건 이상의 자료 요청이 접수됐다.

이들 요청 자료 역시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도청 공무원들이 처리해야 할 숙제다.

다른 사무실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피곤에 퀭한 눈을 부름뜨며 밀린 숙제를 하느라 여념이 없는 상황이었다.

오후 10시가 다 돼서야 퇴근하던 한 공무원은 “비상근무 상황에 국정감사까지 겹쳐 있어 평일 야간, 주말도 제한없이 일을 하고 있다. 내일도 새벽에 출근해야 간신히 목표량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다른 공무원은 “다같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좀 더 힘을 내 해보려고 한다”며 스스로 힘을 북돋았다.

앞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기도청지부는 방역대응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국회의 경기도청 국정감사 취소를 요청했다.

경기도 역시 ASF 사태의 심각성으로 국감 일정 변경을 해당 상임위에 요청했다.

환노위는 경기도의 이런 상황을 고려, 국감일정을 취소했으나 행안위는 강행 입장을 보이고 있다.

ASF는 지난달 28일 이후 추가 발병이 없어 이번주가 확산 여부를 판단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추가 발병 없이 조기 종식, 대응 단계 등이 낮춰질 수 있으나 관련 메뉴얼에 따른 대응 기간이 발병 후 한 달(9월27일~10월 27일)인 만큼, 공무원들의 비상근무 체제는 이달 말까지 지속된다.

/조주형기자 peter5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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