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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중증외상센터 국가책임제’ 도입 절실하다

얼마 전 우리나라 중증 외상 치료의 권위자인 이국종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 외상센터장이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위한 탄원서를 대법원에 보냈다. 그러자 일부에서 이 교수에게 날선 비난을 퍼부었다. ‘정치 편향적’이라는 것이다.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명박이 영웅 만들어 키워준 이 교수가 문재인 정권에서 정치한다”고 비난했다. 어떤 단체는 아주대병원 앞에서 시위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교수는 자신을 규탄하는 시위 현장에 나타났다. 그는 시위대를 향해 “징계를 요구하신다고 했는데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라며 “절 자르지 못해 안달인 사람이 많다. 가서 (징계 요구를) 하시면 그걸 근거로 저를 자를 것이다. 지긋지긋하다”고까지 말했다. 그는 왜 이런 자괴감을 시위대에게 토로한 것일까? 이재명 지사에 대한 호불호와 상관없이 이국종 교수는 국민들에게 ‘영웅’과 같은 존재다.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다가 구출됐지만 생명이 위급했던 석해균 선장을 치료해 살렸으며, 5발의 총상을 입은 귀순 북한 병사의 수술을 맡아 소생시킨 우리나라 중증 외상 치료의 최고 권위자다.

그런 그가 ‘지긋지긋하다’는 말을 한 것이다. 이 교수는 10월 18일 경기도 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도 “한국사회에선 여기까지가 한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 바 있다. “여러 의원님과 정부, 경기도 등 많은 분이 도와주시지만 정작 일선 의료기관에선 핵심 가치를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의 중증외상치료 시스템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내일이라도 닥터헬기는 커녕 당장 외상센터가 닫혀야 할 이유를 수없이 댈 수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보건복지위원회, 충북 청주시서원구)은 최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병원수익도 없고 실질적 정부지원도 낮아서 적자구조인 중증외상센터의 운영을 의료인도 기피한다”면서 중증외상센터 ‘국가책임제’를 도입하자고 주장했다. 최근 3년간 외상환자 약 3만5천 명 중에서 중증외상환자는 약 2천200여명이었다. 중증환자비율이 비교적 낮지만 전문의 의사 최소 20명, 일반병동 간호사 최소 40명 등을 확보해야 하기에 수익창출이 어렵고 의료인이 기피한다는 것이다. 오 의원은 10년 내 중환자실과 중증외상센터가 아예 없어질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이국종 교수의 한탄이 이해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책임제가 도입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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