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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통합당 反김종인, ‘정책’ 내놓고 논쟁해야

미래통합당에서 시작된 어젠다들이 뉴스를 장식하면서 제1야당이 총선 대패의 충격에서 조금씩 빠져나오는 인상이다. 진보적 어젠다를 선제적으로 내놓으면서 대중의 관심을 일깨우고 있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비대위원장)에 대해 기존 통합당 중진들이 비판을 꺼내 들고 있다. 그러나 ‘보수’를 표방했던 미래통합당(자유한국당, 새누리당 포함)을 이끌었던 사람들은 김종인의 이슈 파이팅을 비판할 게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고 논쟁을 시도하는 게 맞다.

통합당의 잠재 대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원희룡 제주지사가 뜻밖으로 한바탕 ‘보수 타령’을 늘어놓았다. 원 지사는 9일 미래통합당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실력을 인정할 수 없는 상대한테 3연속 참패를 당하고, 변화를 주도했던 우리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잃어버렸다”며 “보수는 우리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유전자”라고 밝혔다. 원 지사는 “진보의 아류가 되어서는 영원한 2등이고, 영원히 집권할 수 없다”는 말도 했다.

포럼 대표를 맡은 장제원 의원은 통합당의 당내 차기 대권 주자를 놓고 비관론을 편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겨냥했다. 장 의원은 “대통령 후보는 누가 점지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라며 “본인의 피와 땀, 눈물, 노력, 권력의지, 국민 검증에 의해서 탄생된다”는 말로 김 위원장을 에둘러 비판했다.

원 지사의 발언에 대해 김종인 위원장은 개의치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하태경 통합당 의원은 원 지사의 “히딩크 감독에 의해 변화를 강요받는 현실”이라는 언급에 대해 “2002년 월드컵 선전은 명장인 히딩크 감독을 영입하고 전권을 맡겼기에 가능했다”고 반박했다. 하 의원은 “히딩크 감독이 아니었으면 월드컵 4강이나 지금의 박지성 선수는 없었다”며 “박지성이 탑(Top)이 된 것은 히딩크와 싸워서가 아니라 잘 협력해서다”라고 부연했다.

원희룡 지사나 장제원 의원의 발언을 보면서 새삼 그들이 그 동안 정치권에 무슨 정책 어젠다를 던져 정치적 관심을 얻었던가 기억을 더듬어보지만 얼핏 떠오르는 게 없다. 그들의 행태는 ‘반대를 위한 반대’와 상대방에 대한 티 뜯기만 하다가 민심을 잃은 제1야당이 왜 망했는지를 역설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김종인 위원장이 ‘보수’를 잠시 뒤로 밀어두고 ‘진보’ 어젠다를 선점하면서 정치권에 새로운 담론을 일으키는 ‘이슈 선점’ 정치로 높이고 있는 국민의 기대감을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 스토리만 있고 컨텐츠는 없는 인사가 명망만으로 지도자로 떠오르던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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