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에 있는 해외입국자 임시생활 시설에서 자가격리 중 사라진 베트남인 3명의 행방이 사흘째 오리무중이다.
A씨 등 베트남인 3명이 이달 27일 오전 3시 10분쯤 김포시 고촌읍 한 해외입국자 임시생활 시설에서 한꺼번에 사라졌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관리하는 이 임시생활 시설은 14층짜리 호텔 건물로 객실 700개가 있으며 600여명의 해외입국자가 자가격리 중이었다.
A씨 등은 관광·통과 목적의 단기체류자격(b2)으로 이탈 1주일 전인 이달 2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입국 후 이들은 코로나19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의무 자가격리 기간을 1주일 남기고 도주했다.
경찰은 당시 A씨 등이 임시생활 시설 6층에서 완강기를 이용해 지상으로 내려간 뒤 사라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경찰관 2명이 시설 정문과 후문에서 각각 외곽 경비를 서고 있었는데도, 관할 경찰서가 이들의 도주 사실을 파악한 것은 도주 후 10시간이 지난 당일 오후 1시 40분쯤이었다.
경찰은 임시생활 시설 지원단 직원으로부터 "완강기를 사용한 흔적이 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난 뒤에야 이들의 도주사실을 알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달까지는 해당 시설에 경찰관 18명을 배치해 경비를 하다가 이달 초 10명으로 줄였다"며 "지휘 인원을 포함해 10명이 주야간으로 돌아가면서 경비를 담당했다"고 말했다.
외국인 임시생활 시설에서 무단이탈 사례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역 당국은 뒤늦게 임시생활 시설의 보안을 강화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A씨 등이 이용한 임시생활 시설 내부에는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었지만 건물 외부에는 설치된 CCTV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백브리핑에서 "생활 시설에는 경찰이나 군인력이 있어서 외국인에 대해 통제를 하고 있는데 이 부분을 강화해야 할 것 같다"며 "CCTV 등도 고려해서 보안 강화 방안을 찾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김포서 강력팀 등과 함께 A씨 등 3명을 쫓고 있다. 경찰은 A씨 등이 임시생활 시설을 빠져나간 이후 인근에서 포착된 CCTV 화면도 확보했다. 또 A씨 등에 대해 출국 금지 조치를 하고 도주 이후 만난 인물 등을 중심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지방청과 김포서를 합쳐 40명가량 투입해 베트남인들을 추적하고 있다"며 "도주 후 어느 지역으로 이동했는지는 아직 단정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김현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