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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영상 클릭만 98만건…온라인서 다시 인기 끈 방범창 회사 ‘ST시스템’

 

어둠이 짙을수록 아주 작은 불씨도 밝은 빛이 된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많은 사람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희망의 불씨를 밝히려고 애쓰는 도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있어 소개한다. 이들의 이야기가 지금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바라며. [편집자 주]

 

'사장님, 살게요. 산다고요.'

 

7년 전 짧은 1분 30초짜리 저화질의 영상 한 편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강타했다. 이 영상에는 두 남성이 방범창 ‘스마트락’을 붙들고 직접 제품을 테스트하는 모습이 담겼다. 창문을 붙든 이의 몸이 흔들리도록, 열정 넘치게 시연해서 더 웃긴 이 영상은 98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알겠으니 사겠다"는 댓글이 가득 달린 이 영상은 7년이 지나 또다시 네티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인천 송도에서화제의 '강도 테스트' 영상 속 주인공들을 만났다. ‘사장님’으로 오해받은 ST시스템 안인수 부장과 진짜 사장을 맡고 있는 최재혁 대표다.

 

7년 전 ‘강도 테스트’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다시 화제인데 체감하시는지 궁금하다.

 

솔직히 조금은(웃음) 체감한다. 고객을 응대할 때 직접 제품을 설치하러 갔다가 먼저 알아보고 기념사진을 찍거나 한다. 절박함에 시작한 건데 그걸 알아주시고, 보통 직원일 뿐인데 마치 유명인 대하듯 하시니까, 더 잘 해드리고 좋은 제품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서서히 입소문을 타고 도움이 된 것 같다.

요즘 7년 전의 반응을 지금 또 보이시는 분들도 계신다. 다시 유행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코로나19 영향이 한몫하지 않았을까. 집에 오래 머물기도 하고, 요즘은 해외여행 대신 국내로 여행을 길게 가면서 집을 비우는 시간도 길어지니까. 그래서 인터넷으로 방범창을 찾다 보니 영상을 보신 게 아닐까 싶다.

 

영상을 찍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조회수가 98만 회인데, 큰 반응이 올 거라고 생각했나.

 

이런 반응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화질도 안 좋은 2G 폰으로 그냥 영상을 찍었다. 물건을 만들고 났는데 홍보할 비용이 없었고, 당시 우리도 많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누군가는 이걸 찾지 않겠느냐는 생각으로 촬영했다. 그런 간절한 심정이 더해졌다. 휴대폰 용량이 크지 않아서 영상을 길게 찍지도 못했다.

방범 특성상 몸으로 체감을 해야 설치하다 보니, 초창기 고객들에게 창문을 잡아달라고 하고 직접 시연했다. 그래야 적극적인 반응이 오니까 고객을 대하던 그대로 영상을 촬영했는데 신선했는지 그걸 보고 ‘빵’ 터진 거다. 지난 7년 동안 고객님들의 말씀을 종합해보니, TV나 방송매체에서 제품을 접하면 미사여구나 수식어가 많다. 그런데 이건 그냥 현실적인 모습을 전달해드리니 좋은 충격을 받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유튜브 댓글이 400개 넘게 달렸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댓글이 있는지 궁금하다.

‘사장님, 사장님 그만하세요, 살게요, 살게요.’ 그게 참 인상적이었다(웃음). 대기업 영업팀에서 영업전략의 예제로 이 영상을 보고 제품을 알게 됐다는 직원분이 계셨다. 추측이지만 MSG를 치지 않은, 그런 게 트렌드로 바뀌어야 하지 않았느냐. 그런 취지가 아니었을까.

 

해당 영상에는 ‘꾸밈없는 광고라 오히려 인기가 높다’거나, ‘사장님의 열정이 느껴진다’는 댓글이 ‘좋아요’를 받고 있다. 영상을 보고 주민했다거나 믿음이 간다는 댓글도 종종 보인다. 단순히 웃기는 영상을 넘어 실제 제품의 신뢰도로 이어진 셈이다.

 

네티즌들이 대단한 홍보효과라고, 사장님이 인센티브 주셔야 할 것 같다고 하던데(웃음).

 

우리 회사가 만들어진지 이제 15년을 넘어 20년을 향해 가고 있는데 가족 같은 분위기다. 팀으로 한몸으로 움직인다. 슬픈 일 있으면 같이 슬퍼하고, 기쁘면 같이 기뻐한다. 회사가 일단 살아야 저희도 같이 간다. 계산기 치우고, 거기도 내 회사라고 생각하면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ST시스템의 방범창이 타사에 비해 뛰어나게 좋은 면이 있다면 어떤 부분일까.

 

비슷한 일을 하다가 자체적으로 제품을 만들어 보자, 면서 만든 게 우리 '스마트락'이다. 대부분의 보편적인 방범창은 창살 형태로 되어 있고, 외부에 설치되어 먼지가 쌓이거나 미관을 해치는 경우도 다반사다. 하지만 우리 회사의 방범창은 창살이 아니라 잠금 형태다보니 미관상 해치는 것도 없고. 국내에 나오는 90% 이상의 모든 창문에 다 적용할 수 있다.

스테인리스 재질로 만들다 보니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고, 이사하면 이전 설치도 가능하다. 비용도 저렴하다보니 전월세 사는 사람들, 풍경 좋은 곳의 단독주택, 무인경비시스템 쓰는 곳까지 많이 찾는다. 지난 10년간 전국의 수많은 업체, 가정집에 설치한 제품 중에 도난사고가 한 번도 없었다는 점에서 굉장히 보람을 갖고 있다. 7년 전에 비해 스마트락도 발전해서 무게 1.5톤까지 견딜 만큼 강화됐다.

 

코로나19 때문에 제조업 상황이 별로 좋지 않은데 ST시스템은 어떤지 궁금하다.

 

시장은 한정되어있는데 스마트락 같은, 이런 유형의 제품들이 많이 생기면서 파이가 나뉘어졌다. ST시스템은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해 다양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가격이 저렴하도록 D.i.Y 제품을 만들어 출시했고, 어린이들의 추락방지를 위한 제품을 내기도 했다. 고양이가 창 밖으로 나가는 걸 막을 수 있도록 매다는 캐노피도 만들었다.

 

최근 중소기업도 홍보를 위해 유튜브를 활용하지만 반응을 얻기 어렵다. 인기 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다른 건 없다. 방범 제품은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 있는 그대로 제품에 대서 정직하게 설명하면 언젠가 보람이 오지 않을까. 돈을 쫓아가면 안 되고,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또 하나는 유튜브나 방송 매체를 보면 이미 촬영하는 사람들이 웃고 있다. 이건 웃기는 이야기라고 말하는 셈인데,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웃는 건 시청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 경기신문 = 편지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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