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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음악극축제’서 울려퍼진 전통악기 훈의 가락

우리나라 전통 관악기 훈 복원한 ‘송훈’
‘도공지몽 : 도자기의 비밀’서 울려퍼진 처연한 가락

송경근 대표 “훈, 맥 끊긴 사실 알게 되니 속상했다”
복원 후 기존 5개 구멍서 멜로디 연주 가능하도록 ‘개량’

 

“아이들이 흙으로 만든 관악기 훈으로 ‘아리랑’을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싶습니다.”

 

송경근 공간 서리서리 대표가 제19회 의정부음악극축제(집행위원장 손경식, 예술감독 최준호)에서 ‘도공지몽 : 도자기의 비밀’ 공연을 통해 우리나라 전통악기 훈의 구성진 가락을 선보였다.

 

12일 의정부음악극축제 ‘GAZE-서로의 시선’이 진행 중인 의정부아트캠프 블랙 현장에서는 ‘도공지몽 : 도자기의 비밀’ 공연이 오전 11시, 오후 2시 두 차례 진행됐다.

 

이 공연은 어느 날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발견된 5개의 구멍이 뚫린 도자기의 정체를 찾는 과정을 음악과 함께 표현한 작품이다.

 

무대에서는 장애인 사물놀이 땀띠팀의 전통악기 연주에 맞춰 조선의 도예가 심당길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가 그려졌다.

 

‘사과 모양에 송송 뚫린 구멍이 다섯 개’라는 노랫말은 관객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고, 부모님의 손을 잡고 공연을 보러 온 두 명의 초등학생도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과 일본에서 같은 악기가 발견된 이유는 조선의 도예가 심당길이 일본으로 끌려가 계속해서 도자기를 빚었기 때문이고, 그는 어머니의 부고 소식에도 타국에서 가슴앓이를 할 뿐이었다.

 

시름시름 앓던 심당길이 꿈에서 만난 어머니의 품에 안긴 장면에서 연주되는 훈의 가락은 한이 서린 듯 처연하고 구슬픈 분위기를 자아냈다.

 

공연이 끝나고 만난 송경근 대표는 “‘의정부음악극축제’는 음악, 연극을 하는 사람들이 꼭 서고 싶어하는 무대다. 원래 아이들과 어깨를 들썩이며 공연을 즐기고 싶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축소돼 아쉽지만 기회가 생겨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공연의 주된 소재인 전통악기 훈은 사실상 우리나라에서 맥이 끊겼으나 2018년, 송경근 대표가 훈을 복원하고 새로 개량한 송훈을 선보였다.

 

송 대표는 “우리나라에서는 훈이 교과서에만 실려있는 악기였는데 찾아보니 중국에는 쑨이라는 이름의 똑같은 악기가 존재했다. 그 사실을 알고 나니 속상해서 관심을 갖고 문헌을 찾아봤다”고 말했다.

 

 

원래 다섯 개의 구멍이 난 훈은 효과음만 내는 악기인데 송경근 대표는 여섯 번째 새 구멍을 뚫어 멜로디 연주가 가능하도록 개량했다. 송 대표가 인터뷰 자리에서 보여준 ‘아리랑’ 연주는 우리나라의 정서를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특히 송경근 대표가 시나리오를 직접 쓴 ‘도공지몽 : 도자기의 비밀’ 은 경기문화재단의 지원을 통해 도민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송경근 대표는 “작년에 악기를 개발하고 이 이야기를 공연으로 만들고 싶었다. 직접 시나리오를 써서 경기지원사업 중 2단계에 지원을 했고,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아이들에게 알리기 위한 공연을 구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연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 고민하던 중 의정부문화재단과 인연을 맺게 된 송 대표는 작년에 공연을 선보인 이후 올해 의정부음악극축제 무대에 설 수 있었다.

 

끝으로 송 대표는 “흙으로 만든 관악기를 생각하면 10명 중 9명은 오카리나를 생각할텐데 훈은 굉장히 귀한 악기이다. 좋은 국악기가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고, 아이들이 훈으로 ‘아리랑’을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꿈을 전했다.

 

[ 경기신문 = 신연경·최보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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