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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로도 막을 수 없는 '코로나 블루'…'심리적 방역' 절실

코로나 장기화로 우울, 무기력증 호소하는 사람 늘어
코로나 확진자 보다 수 십배 많은 사람들이 '심리적 외상' 호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문제인만큼 건강하게 대처하는 법을 숙지해야"

 

지난 6월 오랜 해외 생활을 마치고 입국한 A씨는 국내에서 2주 자가격리를 하는 동안 심한 우울감에 빠졌다.

 

외국에서도 코로나로 무척 답답한 생활을 하다 돌아온 터라 국내 격리쯤은 거뜬히 버틸 것으로 생각했는데 2주를 견디지 못하고 마음이 무너진 것.

 

A씨는 “격리 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됐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한국에 와서도 가족들을 만나지 못하고 격리돼 있으니까 답답하고 불안한 마음이 훨씬 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오랜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외출 및 모임이 제한되면서 생기는 답답함, 부지불식간에 코로나에 감염되거나 주변 사람들을 감염시킬 수 있다는 두려움, 언제쯤 이 사태가 끝날지 알 수 없다는 막막함 등이 코로나 블루를 유발하고 또 강화한다.

 

국가트라우마센터에 따르면 코로나19 관련 상담 건수는 지난 달 40만 건을 돌파했다. 인천의 경우, 시 코로나19 심리지원단이 8월 말까지 집계한 코로나 심리상담 건수는 총 4만7853건이다. 

 

2일 오전 기준 인천시 코로나 확진자수가 756명인 것을 고려하면 이보다 수 십배 많은 사람들이 이미 코로나로 인한 '심리적 외상'을 호소하고 있는 셈이다.

 

코로나 블루는 앞서 A씨 사례와 같은 특수한 경우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올초 입학 후 제대로 캠퍼스에도 가지 못한 대학교 신입생, 하반기에는 상황이 나아져서 보육 등 가사 노동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 학부모 모두가 대상이다.

 

지난 8월 말 결혼식을 앞뒀던 B씨는 코로나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결국 양가 부모와 일부 가족만 참석한 채 행사를 치러야 했다. 그는 “인생에 한 번 뿐인 날이 망가졌다는 생각에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위로해 줘 겨우 추스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최근에는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는 일부 단체를 중심으로 코로나가 재확산하면서 이를 지켜본 국민들 모두가 분노와 허탈감에 빠졌다.


코로나 블루는 특히 관련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나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에 더욱 위험하다. 평소 우울증이나 수면장애 등으로 스트레스나 불안감이 높거나 코로나 사태로 최근 실직 등의 아픔을 겪은 사람들이다.

 

심리지원단 관계자는 “전화 상담으로 증상 완화나 문제 해소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내담자에게는 적극적으로 전문의 등의 외래 진료를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코로나 블루 예방법은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준수하면서 ▲규칙적인 생활 패턴 유지하기 ▲사람 많은 곳을 피해 가끔씩 밖에 나와 산책하기 ▲온라인으로 친구 등과 적극 소통하기 등이다.

 

심리지원단 관계자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문제인만큼 당황하지 말고 건강하게 대처하는 법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관련 심리상담을 받으려면 1577-0199로 전화한 뒤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 국번과 샵(#)버튼을 누르면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 상담사로 연결돼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경기신문 / 인천 = 유희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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