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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 영업 재개에도 한숨 쉬는 점주들 "라면도, 물도 못 파는데…"

"음식점은 되고 PC방은 안된다는게 이해 안가"
PC방 업계 폐업 위험 '심각'…전국 8천500곳 중 1천416곳 폐업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완화되며 PC방이 ‘고위험시설’에서 제외됐지만 미성년자 출입 제한과 식음료 섭취 금지 등으로 PC방 점주들은 “안 여는 것만 못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14일 오전 수원시 장안구에 있는 'ㅅ' PC방은 오로지 손님 한 명만이 자리에 앉아 영업 중이었다. QR코드 인증이 없으면 입증할 수 없도록 하고 PC 간 간격을 준수하도록 안내하며 방역수칙을 꼼꼼히 지켰지만 그럴 필요도 없을 만큼 한산했다.


PC방 내에서 '일반음식점' 허가증이 잘 보이도록 걸려 있었지만 라면과 음료수 주문은 '비활성화'됐다. 해당 PC방의 점주는 시간당 요금은 800~900원에 불과해 매출의 50% 이상이 라면, 음료 등을 판매하면서 나온다면서 아침까지도 문을 열지 고민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점주 김모씨는 "방역상 미성년자 출입 금지는 충분히 이해하나 취식 금지는 너무하다. 게임을 하면서 물조차 못 마시게 하는데 누가 오겠나"면서 "허가를 다 받고 판매하는데 얼굴 보며 밥 먹는 음식점은 되고, 모니터 보면서 먹는 PC방은 안된다는 게 이해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수원·화성 일대 PC방 중에서는 영업 재개조치에도 문 닫힌 가게들이 눈에 띄었다. 오랫동안 영업을 정지했다 재개하면서 수리 등의 문제로 문을 열지 못하기도 했으나, 아무 이유도 공지하지 않고 영업시간이 지났는데도 문을 열지 않은 가게도 있었다.


화성시 봉담읍 'ㅌ' PC방 역시 전체 160석 중 10석만 사용 중이었다. 미성년자 한 명이 PC방에 들어오려다 가게 문턱에서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직원 김모(29)씨는 "식음료도 못 팔고 실내 흡연실도 막힌 상황에 영업해도 매출이 안 나오니 문을 안 여는 곳도 있을 것"이라면서 "성인인 단골 고객들은 요금제를 구매해뒀다가 남은 시간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지난달 16일부터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시행했고, 30일부터는 2주간 2.5단계로 강화됐다. 이에 학생 보호 조치로 고위험시설로 지정된 PC방은 한달 가까이 영업을 하지 못했다.

 

'고위험시설' 지정이 해제되면서 겨우 영업이 재개되었지만, 영업 첫날 PC방 점주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PC방의 주 수입원 중 하나인 식음료 취식이 금지되면서 실질적으로 매출이 나오기 어렵다는 이유다.


창업 지원기업 세컨드찬스가 전국 PC방 약 300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PC방의 월 고정 비용은 평균 630만원이었으며, 매월 평균 임대료가 433만원에 달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630만원을 손해본다는 이야기다.


PC방 업계의 폐업 위험은 실제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중순까지 전국 8천500여개 PC방 중 약 1천416곳이 폐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3월을 기준으로 급격히 늘다가 6월부터 감소세로 줄어들었으나, 지난달 말 영업중단 조치가 시행되면서 다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중앙회,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 등 PC방 관련 7개 단체로 구성된 PC방 특별대책위원회는 이날 국회 앞에서  PC방 운영조건 해제 및 실질적인 피해보상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다양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병수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회장은 "미성년자 출입금지, 음식물 판매·섭취 금지는 PC방 문만 열고 아무것도 하지 말아라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느냐"면서 중대본에게 다시 한번 제고해주기를 당부했다.

 

[ 경기신문 = 편지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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