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30 (화)

  • 구름많음동두천 25.6℃
  • 흐림강릉 29.8℃
  • 구름많음서울 26.6℃
  • 구름조금대전 26.6℃
  • 맑음대구 27.1℃
  • 맑음울산 26.4℃
  • 맑음광주 26.4℃
  • 맑음부산 27.0℃
  • 맑음고창 26.1℃
  • 맑음제주 27.9℃
  • 맑음강화 24.8℃
  • 맑음보은 25.7℃
  • 맑음금산 26.2℃
  • 맑음강진군 24.9℃
  • 맑음경주시 25.9℃
  • 맑음거제 25.9℃
기상청 제공

코로나19로 멈춘 '망배단 추석 합동추모'에 실향민 설움만 더…

 

지난 29일 찾은 임진각 망배단은 추석을 앞두고 합동차례단 준비로 북적이던 여느 때와 달리 한산한 모습이었다.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북한 땅이 바라보이는 이곳에서 매년 열리던 합동차례가 올해 취소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매년 파주 임진각에서 거행되던 ‘망향제’마저 멈춰 세우며 실향민들의 애환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사단법인 통일경모회와 파주시는 10월 1일 예정이던 ‘이북부조망향경모제’를 거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모제는 실향민 1·2세대와 탈북민, 일반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매년 설과 추석 두차례 파주시 임진각 망배단에서 거행된 합동 차례의식이다. 한국전쟁 휴전 후 북한에 고향을 둔 실향민들이 한명 두명 모여 북녘 땅을 향해 차례를 지내면서 시작된 행사로 설날 열리는 망향경모제는 올해로 36회를, 추석 경모제는 51회를 맞았다.

 

 

행사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수차례 나눠 차례가 진행되며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 이북도민중앙연합회, 이북5도위원회 등의 후원으로 전국에서 찾아오는 실향민을 위해 각종 편의를 제공하며 이들의 애환을 달래줬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예방을 위해 지역간 이동을 최소화하려는 정부 방침에 따라 50년간 지속돼온 추석 경모제가 열리지 못하는 것이다.

 

행사를 주관해 온 통일경모회 이종구 총무이사는 “추석날 이곳을 찾아 고향의 소식도 듣고 추억을 나누던 모습을 올해는 볼수 없게 돼 너무 안타깝지만, 1세대 실향민 다수가 여든이 넘은 나이로 코로나19 고위험군에 속하다보니 부득히 경모제를 취소하게 됐다”고 전하고 “건강을 잘 지켜서 내년 설에는 꼭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또 “12만 이산가족 가운데 2018년에만 4900여 분이 돌아가셨고, 살아가신 분이 5만여 명도 안된다. 더 세월이 가기 전에 이념을 떠나 이분들이 고향이라도 한번 가볼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침 이날 망배단에 장모(61세, 서울 잠실) 씨가 “추석 전에 고향 땅을 한번 보고 싶다”는 고령의 부친을 모시고 찾았다. 6·25 전쟁 당시 평안남도에서 부친이 피난을 왔다는 장 씨는 “매년 아버지를 모시고 설과 추석이면 임진각을 찾아 멀리 보이는 북한 땅을 바라보며 차례도 지내고 고향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눴는데, 올해 추석에는 경모제마저 취소돼 안타깝다”며 “생전에 고향 땅을 한번만이라도 밟아보길 원하지만 더 늦기 전에 그 날이 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장 씨는 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남을 가지면서 여러 희망도 있었지만, 남북 관계가 좀체 한발도 나가지 못하고 있어 실향민으로써 안타까움이 더욱 크다”며 “코로나 백신이 빨리 개발돼 내년 설에는 경모제를 열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 경기신문/파주 = 최연식 기자 ]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