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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에 가족과 면회도 못 하는 환자들이 더 안타까워"

추석 연휴 반납한 채 코로나와 사투…경기도 안성병원 의료진
"코로나는 무서운 병, 우애·연대 필요…아프면 다니지 말고 검사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들이 입원해 있는 경기도 내 공공 의료기관에서는 의료진들이 추석 연휴도 반납한 채 감염병과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코로나19 확진 환자 30여명이 입원해 있는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

 

중환자실(ICU)에서 근무하는 전진아 간호사는 3일 평소처럼 출근해 병상에 있는 환자들의 상태를 체크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했다.

 

인공호흡기는 제대로 작동하는지, 주삿바늘을 통해 약은 잘 들어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부터 병상에서 환자들을 목욕시키는 것까지가 전 간호사의 일이다.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하다고 느낄 정도로 기온이 많이 떨어진 초가을이지만, 전 간호사는 중환자실에 들어갈 때마다 아이스 조끼를 착용한다.

 

그만큼 보호복을 입고 일하는 건 아직도 땀이 줄줄 날 정도로 덥고 힘든 일이다.

 

중환자실에는 3명의 코로나19 중증 환자가 있었으나 1명이 지난 2일 끝내 세상을 등지는 바람에 전 간호사의 마음은 어느 때보다 무거웠다.

 

그러다 보니 전 간호사는 남은 2명의 환자에게 평소보다 더 세심하게 신경을 쓰며 일하고 있다.

 

전 간호사는 "의료계 업무 특성상 교대로 일을 하다 보니 평소에도 명절에 일하는 건 다반사였다"며 "오히려 하필 이번에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하신 분들이 가족들과 면회도 하지 못하고 병원에서 추석을 보내는 걸 보면 마음이 더 아프다"고 말했다.

 

41병동에서 근무하는 조수민 간호사도 이른 새벽부터 출근했다.

 

환자에게 식사를 전달하면서 상태를 확인한 후 간호사 스테이션에서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종일 환자의 상태를 체크하는 게 조 간호사의 일이다.

 

병상에 들어갈 때는 고글과 마스크, 보호장구를 모두 착용해야 하고, 병상에서 나온 뒤엔 반드시 샤워한 뒤 다음 업무를 해야 한다.

 

매번 번거로운 일이지만 조 간호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환자에게 불편한 것이 없는지 확인한다.

 

조 간호사는 "확진자들은 대부분 갑작스럽게 통보를 받고 오시기 때문에 입원에 필요한 물품을 준비하지 못해 당황해하시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 분들이 불편함을 덜 느끼실 수 있게 돕는 게 우리 일"이라고 전했다.

 

조 간호사는 그동안 받은 위문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진심이 담긴 편지였다고 한다.

 

그는 "퇴원하시던 환자분이 건넨 쪽지 편지에는 '보호복을 입고 땀 흘리며 일하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웠다. 그동안 너무 힘들었을 텐데 고마웠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며 "아직도 그 진심 어린 마음이 담긴 손편지가 힘이 된다"고 말했다.

 

51병동 황세주 간호사는 임승관 안성병원장이 얼마 전 다른 의료진과 공동으로 편찬한 '가늘게 길게 애틋하게'라는 책을 소개하며 국민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말했다.

 

황 간호사는 "그 책을 보면 감염병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기억하도록. 우애 그리고 연대밖에 없음을'이라는 구절이 나온다"며 "겪어보니 정말 그랬다. 감염병 시대에 살아남는 것은 혼자서는 할 수 없고, 적어도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옆 사람과도, 모르는 사람과도 연대해야 한다"고 전했다.

 

 

 

추석 연휴를 반납하고 병상을 지킨 이들 안성병원 의료진 3명은 국민 모두에게 "코로나는 정말 무서운 병이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코로나 사태를 끝내는 건 소수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며 "손 소독과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을 지켜주시는 것은 물론, 몸이 아프면 다니지 마시고 반드시 검사부터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에서는 추석 연휴에도 매일 의사 6명과 간호사 55명이 근무하면서 확진 환자들을 치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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