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9㎡(30평) 남짓한 작은 갈빗집에서 출발해 불과 10여 년 만에 연간 매출액 1000억 원을 넘긴 외식전문기업이 있다. 인천시 남동구에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를 둔 (주)디딤이다.
기업명은 낯설지 모르지만 '풀사이드228'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인천시민들 사이에선 수영장이 딸린 레스토랑으로, 송도에서 '분위기 좋은 맛집'으로 통한다. 프랜차이즈사업을 시작한 건 2006년부터다. 마포갈매기 등 외식 브랜드를 성공시키며 성장 발판을 닦았다.
외식업 노하우가 쌓이면서 2011년 연 매출액 356억 원, 2015년 621억 원, 2019년 1193억 원으로 덩치가 꽤나 커졌다. 국내뿐 아니라 홍콩, 대만, 인도네시아 등 해외 프랜차이즈 지점도 보유 중이며 2015년 코스닥 상장에도 성공했다.
◇ 코로나 칼바람, HMR로 돌파구
올해 코로나19 악재 속에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5.5% 떨어진 203억 원, 영업손익은 44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매출액 절반 이상이 음식점 운영에서 나오는데 외식경기 악화로 직격탄을 맞은 것. 송년모임도 사라지면서 '연말 특수'는 언감생심이다. 상반기 손실을 조금이라도 메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마저 날아간 셈이다.
가정간편식(HMR) 시장에서 기회를 엿보는 중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오프라인매장 매출 감소를 온라인을 통해 상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디딤은 매콤갈매기, 꼬막장 등 총 21가지 간편식 제품을 내놨다.
이 회사의 전문몰에 따르면 15일 기준 누적 판매량은 '연안식당' 꼬막장이 1위다. 그 뒤로 '백제원' 원초갈비찜 소갈비찜, '마포갈매기' 매콤갈매기, 백제원 명품갈비탕 등 순이다.
꼬막장 제품의 평점은 5점 만점에 4.6점이다. "일주일도 안 되서 5통을 다 먹고 다시 5통을 구매했다." 팬심이 느껴지는 한 구매자의 평이다. 누적 데이터가 적어 통계적 의미는 없음을 감안해야 한다.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도 마쳤다. 디딤은 최근 간편식 브랜드 '집쿡'을 론칭하고 온라인 쇼핑몰 '집쿡마켓'까지 오픈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아니라 해당 자체몰에서 구매하면 적립금 혜택은 덤이다. 고객을 자체몰로 묶어두기 위한 추가 혜택이 더 나올지도 관심을 끈다.
디딤은 간편식 제품 라인업 강화를 위해 마포갈매기, 연안식당 외에 다른 주요 브랜드를 활용한 신제품 개발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가정간편식 시장의 전망이 장밋빛이기 때문이다.
◇ 신규 브랜드 안착시킬까
지난 9월 선보인 '코리앗치킨'은 코로나 악재 속에 안타깝게도 출발부터 삐걱거리는 모습이다. 경제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크고 오픈 초기라는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긍정적 신호는 아직까지 감지되지 않는다. 현재 송도에 1호점이 있으며, 추가 출점은 내년 상황을 지켜 보면서 결정할 방침이다.
간장과 고추장의 감칠맛을 느낄 수 있는 '장고치킨'으로 메뉴의 차별화를 줬다. 두 마리 치킨세트와 치킨과 떡볶이, 치킨과 골뱅이무침, 치킨과 볶음밥 등으로 구성된 세트 메뉴도 강점으로 꼽힌다.
올초 선보인 '도시수산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1분기 기준 직영점 3개, 가맹점 5개 등 총 8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연안식당'을 성공시킨 경험으로 수산물에 대한 경쟁력은 이미 갖췄고, 가성비를 내걸고 브랜드를 확장시키고 있다. 대게, 킹크랩, 감성돔, 농어 등의 수산물의 도매가 구매가 가능하고 런치 메뉴는 9900원이다.
디딤은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진미국수', '연남숯불닭갈비, '반달전짐' 등을 테스트 매장으로 선보이는 한편 백제원과 도쿄하나 등 브랜드로는 고급 음식점 이미지를 쌓는 중이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진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