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관장 김태희)이 실학교양총서 제6집으로 '원중거, 조선의 일본학을 열다'를 발간했다.
저자는 하우봉 명예교수(전북대)로, 18세기 후반 통신사로서 일본에 다녀온 원중거(元重擧, 1719~1790)의 생애, 일본 인식, 저술 소개, 끼친 영향 등을 다루고 있다.

원중거는 영조·정조 시대 인물로 박지원(朴趾源)·이덕무(李德懋)·박제가(朴齊家)·유득공(柳得恭)·홍대용(洪大容) 등 당대의 대표적인 실학자와 교유한 인물이다.
1763년(영조 39)에는 성대중(成大中)·김인겸(金仁謙) 등과 함께 통신사로 일본에 다녀온 후 사행 체험을 일기 형식으로 기록한 '승사록(乘槎錄)'과, 백과사전식 견문록인 '화국지(和國志)'를 써서 일본에 대한 이해와 객관적인 인식을 돕고자 했다.
특히 '화국지'는 일본의 지리와 역사, 정치, 사회,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백과사전 체제를 갖춘 일본국지(日本國志)적인 성격을 띠고 있으며, 일본을 ‘왜국(倭國)’이 아닌 ‘화국(和國)’으로 표기한 것도 이채롭다.
40여년 간 실학자들의 일본 인식에 관해 연구해온, 저자 하우봉 명예교수(전북대)는 통신사들의 일본사행의 기록을 찾는 노력도 병행해왔는데, 1985년 일본의 오차노미즈 도서관에서 원중거의 '화국지'를 발견하게 됐다.
'화국지'에 대해 하 교수는 ‘조선후기 일본 인식의 최고봉’으로 ‘일본학’을 수립했다고 평가했다. 하 교수의 저서로는 '조선시대 한국인의 일본인식'(2006), '조선시대 바다를 통한 교류'(2016) 등이 있다.
김태희 관장은 “원중거가 '화국지'를 쓴 것은 일본에 대한 무지를 비판하고 일본을 아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다"며, "하우봉 교수의 이번 저서가 전통시대 우리의 일본 인식을 되돌아보고 오늘날 우리가 일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실학박물관은 실학교양총서 시리즈로 '다산, 조선의 새 길을 열다'(공저), '실학, 조선의 르네상스를 열다'(공저), '실학, 조선의 재건을 꿈꾸다'(공저), '백성의 무게를 견뎌라 –정약용의 삶과 흠흠신서 읽기-'(심재우), '다산, 공직자에게 말하다'(공저) 등을 펴낸 바 있다.
[ 경기신문 = 강경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