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돼 세간에 충격을 안기고 있는 가운데 친정엄마가 자신의 딸을 ‘촉탁살인‘한 정황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이 더해지고 있다.

수원중부경찰서는 최근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세 모녀 변사사건을 수사하던 중 A씨(43·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과정에서 B씨(65·여)가 개입한 정황을 발견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사건 당시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딸이 손녀들을 살해했다. 딸의 요청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도왔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B씨는 병원에서 수술을 받으며 치료 중이지만, 상태가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숨진 세 모녀에 대한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한편, 지난 4일 오후 7시 15분쯤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의 한 아파트 거실에서 A씨와 그의 두 딸이 흉기에 찔려 숨졌다. 또 그의 곁에는 B씨도 함께 흉기에 찔린 채 쓰러져 있었다.

이들은 A씨의 남편인 C씨(41)에 의해 발견됐고, C씨는 발견 즉시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C씨는 A씨와 별거 중이며 짐을 가지러 집을 찾았다가 이같은 참사를 목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현장에서는 A씨와 B씨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3장 분량의 유서도 함께 발견됐다.

유서에는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내용은 없었으나 ‘가정불화‘를 암시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발생의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를 다각도로 진행 중“이라며 “현재 병원에 있는 B씨의 회복상태 여부를 보고 관련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한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