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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멧 쓰고 오토바이 탄 배달은 옛날 이야기”

코로나19 장기화 인한 비대면 시대
도보·자전거 배달 아르바이트 인기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는 가운데 다니던 직장이 잠정 폐쇄돼 ‘반백수’ 신세가 된 오 모씨(38·수원시 고색동). 회사가 아예 폐업한 것이 아니라서 새 일자리를 구할 수도 없던 오 씨는 지난해 말부터 배달음식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배달대행 일이라면 오토바이에 헬멧을 쓰고 정해진 시간 안에 내달려야 한다는 생각에 처음엔 망설였다”라며 “지금은 배달업종으로 전업할까 생각 중”이라며 웃었다.

 

시작이 어려웠을 뿐 과정은 간단했다. 해당 업체에 신청 후 2시간가량의 온라인 교육 수강과 간단한 시험을 거치면 아르바이트 자격이 주어진다. 그 후 배달 앱에서 집 부근으로 지역을 설정해 보냉 가방을 둘러매니 곧장 콜이 왔다. 식당까지 걸어가 잘 포장된 국수와 돈가스 세트 받아들고 구글 지도를 켰다. 코로나19로 다들 조심하는 시기, 배달 요청 사항엔 ‘벨을 누른 후 문 앞에 놓아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배달음식을 아파트 현관문 앞에 놓고 ‘딩동!’ 초인종을 올린 순간, 어느 새 한 건이 끝났다.

 

첫 대행비는 3000원. 이런 식으로 1시간에 2건 정도를 끝내 7000원가량을 벌었다. 업체별 아르바이트생을 위한 프로모션도 다양해 별도의 금액도 더 챙길 수 있다. 며칠 하다 보니 요령이 생겨 할증이 붙는 시간, 배달 요청이 많은 식당가 근처를 골라 콜을 받은 결과 일주일간 하루 5~6시간을 할애해 60여만 원을 벌었다.

 

쏠쏠한 돈벌이도 매력이지만 오 씨가 배달대행 도보 아르바이트를 추천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코로나19를 핑계로 정작 본인도 배달음식을 평소보다 두 배는 더 애용한 대가는 늘어진 뱃살과 옆구리 살을 ‘어떻게 빼나’싶던 오 씨의 고민은 이번 아르바이트 두 달 만에 살과 함께 사라졌다. 오 씨는 “최고의 운동은 걷기라는 말을 믿고 꾸준히 걸으며 음식을 나르니 어느 날 4㎏이나 줄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오 씨처럼 배달대행 아르바이트, 특히 걸어서 배달하거나 자전거를 이용해 배달대행을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와 한파 영향 등으로 배달 요청 업체는 계속 늘고 있지만 이에 비해 아르바이트생은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배달업체는 각종 혜택을 제안하며 참여자를 모집 중이다. 도보, 자전거를 통해 배달대행 진입장벽을 낮춘 ‘배민 커넥트’, 아르바이트를 신청하면 1만~2만 원을 얹어주는 프로모션 등이 그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에 ‘배민 커넥트’ 이용자는 5만 명이 넘었고,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우리들의딜리버리’의 ‘우친’(배달자)에 지원한 인원은 출시 3개월도 되지 않아 4만5000명을 기록했다.

 

배달이 생업인 경우에는 대부분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지만, 최근에는 자전거, 전동 킥보드가 대세다. 특히 따로 면허가 없어도 안전하고 부담이 없이 다닐 수 있는 도보 아르바이트는 주부, 대학생들에게도 큰 인기다. 코로나19 사태로 ‘배달 앱 전성시대’가 열리면서 지난해부터 나타난 생경한 풍경이다.

 

배달업체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배달 앱이 크게 성장하고, 배달인력이 많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아르바이트생 유치를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라며 “진입장벽은 더 낮게, 혜택은 더 알차게 제공해 많은 이들이 지원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경기신문 = 노해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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