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서부자원순환특화단지 전경. [ 사진 = 인천서부환경사업협동조합 제공 ]](https://www.kgnews.co.kr/data/photos/20210205/art_1612313567265_c517fa.jpg)
인천서부환경사업협동조합은 지역 내 폐기물을 재활용할 수 있는 대규모의 특화단지를 마련했다고 3일 밝혔다.
인천서부자원순환특화단지는 인천시 서구 금산로 일원에 5만6256㎡ 규모로 조성됐으며 폐기물 재활용, 자원 재순환의 친환경산업 등 분야를 견인해 가고 있다.
재활용산업은 폐기물에서 고부가 가치를 생산해 내는 폐기물 재활용 및 자원 재순환사업이며 천연자원 절약, 효율적 국토 이용, 환경오염 감소 등 다양한 사회적 편익도 가져다 준다.
조합은 이런 재활용산업의 일선에 있는 기업체들의 집합체로 1992년부터 금산로 일원에 공동사업지를 조성했다. 당시엔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곳에 조합원사가 직접 도로와 전기, 상수도를 설치하며 부지를 일궜다. 여러 시행 착오를 겪으면서 협동조합의 필요성을 느낀 이들은 제도권 내에서 사업을 꾸릴 수 있도록 조합을 결성했다.
현재 조합 부지는 당시에는 갯벌로 이뤄진 척박한 땅이었고 국유지였기 때문에 건물을 지을 수 없었다. 고작 천막이 이들 업체가 작업할 수 있는 유일한 건축물에 해당됐는데, 주변보다 지대가 낮아 비가 오거나 날씨가 추우면 침수와 추위로 작업을 할 수 없는 열악한 환경이었다.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면서 기업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했고, 2008년 정부에 작업환경 개선을 건의하면서 국가정책사업인 자원순환특화단지 조성을 제안 받았다. 이후 조합은 조합원사를 위한 기업공동체 형성을 위해 자원순환특하단지 제안을 받아들였고,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한편 특화단지 사업은 자원재활용산업의 육성과 경쟁력 향상을 위해 지역 내 발생 폐기물을 자원화하는 자원 순환 시스템을 구축, 폐자원의 효율적 이용, 자원 재활용 영세업자의 부지 조성 어려움 해소, 노후화된 시설 정비 및 작업장 환경 개선 등을 목적으로 추진돼 왔다.
민간 최초로 만든 소중한 터전
특화단지는 원래 환경부와 지역자치단체가 50대 50으로 재원을 마련해 16개 시·도마다 1개의 단지만을 조성한다. 그 지역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재활용 해 먼 거리까지 이동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현재 부산, 전주에 이어 인천이 세 번째로 조성됐다.
인천의 특화단지 사업은 다른 지역과 달리 전국 최초로 민간에서 추진됐다. 2010년부터 33개 조합원사와 환경부, 서구가 손잡고 친환경 재활용단지 조성에 뜻을 모았다. 조합은 같은 해 4월 서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인천항만공사와 부지매입 문제를 협의했다.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다.
하지만 인천항만공사 경영진이 바뀌고, 부지 감정평가액을 놓고 양 측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갈등이 빚어졌다.
결국 법원이 조합의 손을 들어주고 국회가 적극 중재에 나서면서 자원순환특화단지가 논의된 지 8년여 만에 극적으로 부지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법원은 자원순환특화단지가 국가정책이라는 점을 고려해 산업입지법에 따라 토지보상법을 적용, 부지가격을 평가하도록 했다. 인천항만공사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조합이 국·공유지를 헐값에 매입하려는 이기적인 단체로 몰리기도 했지만, 결국 2018년 항만공사로부터 부지를 매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 사업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2020년 11월 완공됐다. 12년의 시간이 걸렸고, 조합과 조합원 민간 자본 436억 원의 사업비가 들어갔다.
이제 자원순환특화단지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인천서부환경사업협동조합의 땀과 노력으로 일궈낸 소중한 터전이 됐다.
뚝심과 신뢰로 만든 공동사업의 경쟁력
현재 자원순환특화단지에는 조합원사가 2021년 12월까지 입주를 완료할 계획이다. 현재 5만6100㎡ 중 3만7950㎡가 조합원사를 위한 산업 부지로, 나머지 1만8150㎡는 도로, 녹지, 주차장, 공동폐수처리 시설과 공공시설로 사용된다.
부지 조성은 완료된 상태로 진입도로 개설과 준공을 위한 행정절차 진행만 남아 있다. 또 서구로부터 준공 전 사용 승인을 받아 10개 정도 업체가 단지 내에 공장을 짓고 사업 중이다.
조합은 단지 완공과 함께 재활용 기업의 사회환경 개선으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거 환경과 가까운 곳에서는 재활용 업체 부지를 마련하기 어렵지만, 이 특화단지는 그 환경에 구애 받지 않는다.
현행법상 재활용기업은 토지이용계획 확인서를 제출해 심의구역 내 있는지 여부와 함께 심의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해야만 사업 허가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자원순환특화단지 내 지역은 심의 구역에서 제외돼 폐기물 등 사업 인허가에 자유로운 이점이 있다. 그래서 단지 조성 사업 계획단계에서부터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던 업체들이 이제는 분양 문의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2만6400㎡규모의 '새활용 시스템'도 구축
조합은 단지 근처 약 2만6446㎡(8000평) 규모에 해당하는 부지를 인천시와 서구, 환경부와 협의해 매입할 계획이다.
새롭게 마련하는 부지에는 폐비닐 등 폐기물 중 처리가 어려운 폐기물을 재활용 할 수 있는 시설을 구비해 원재료를 생산하거나 연료를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현재 단지 내의 주차장을 활용해 단지 내 부족한 휴식, 회의, 편의 공간을 마련하고 재활용 공방 프로그램도 운영할 방침이다.
재활용 공방 프로그램은 지역 시민들이 사용하지 않은 제품을 기부하고 이를 공방에서 다른 제품으로 생산해 수익으로 연결하는 내용이다. 이는 인천 지역 내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최대한 재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조합은 환경파괴, 자원고갈 등 화녕문제에 기여하고 인천시, 서구, 서울시 등과 함께 일자리 창출과 자원 재순환이라는 '새활용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서부자원순환특화단지는 동종 기업들이 집합체를 넘어 인천지역 재활용 기업들의 미래 기반을 다지는 공동체다. 재활용 산업은 환경 보존과 자원의 재활용이라는 사업으로 폐기물에서 고부가가치를 생산하는 도시 농부의 새로운 터가 될 전망이다.
[ 글 = 박진형 기자, 사진 = 인천서부환경사업협동조합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