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짙을수록 아주 작은 불씨도 밝은 빛이 된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많은 사람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희망의 불씨를 밝히려고 애쓰는 도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있어 소개한다. 이들의 이야기가 지금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바라며. [편집자 주]
“앞으로 어떤 기업이 되고 싶냐 고요? 힘든 사람들과 함께 계속 살아가야죠.”
화성시 향남읍 ‘필레오하우스’ 사무실에서 만난 원치성 총괄이사는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소박한 포부를 밝혔다. 사회적 기업 ‘필레오하우스’는 농장 운영부터 제조‧판매, 교육까지 가능한 농촌 융복합 6차산업이다. 직접 키워 믿을 수 있고 품질 좋은 ‘우리 꽃차’는 점차 입소문을 탔고, 지난해에는 일본 오사카에 지사를 설립하고 아마존에 입점했다.
Q. 협동조합 ‘필레오하우스’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소개를 부탁드린다.
처음에는 자식들 키우고 뒷바라지하던 노인들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고자 시작했다. 단순한 농사는 수익성도 높지 않고 고생이 심하니까, 원래 약용식물로 무언가 만들어보고자 했다. 소비할 수 있는 기한을 늘리고 가공하려 하니 가장 잘할 수 있는게 꽃이더라. 5년 전부터 꽃으로 무엇을 만들까 고민하다 꽃차를 만들기 시작했다. 현재 필레오하우스에서 판매 중인 꽃차 종류는 18가지에 달한다.
필레오하우스에서는 단순히 종류를 늘리는 것 외에 다양한 형태로도 판매하고 있다. 컵 안에 필터를 깔아 꽃이 떠오르지 않고, 종일 뜨거운 물만 부으면 꽃차를 우려먹을 수 있는 ‘하루컵’은 필레오하우스만 가진 국제특허다.
Q. 꽃차의 매력이 뭔지,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메리골드’와 ‘목련꽃차’다. 모든 꽃은 씨와 열매를 맺기 위해 약성이 몰려 있는 만큼 기능성이 그 안에 모두 들어있다. 메리골드는 안구 건조증을 막고 눈 건강에도 이롭고 해서 수험생 등이 많이 찾는다. 목련꽃차는 호흡기, 폐에 도움이 되니 미세먼지나 감기로 힘들 때 마시면 좋다.
필레오하우스의 인기 제품은 ‘우리 꽃차’지만 다른 제품도 활발하게 개발하고 있다. 생강청, 오미자청 견과류를 넣은 누룽지 스낵도 판매 중이고, 명절을 앞두고는 텀블러, 꽃 시즈닝, 하루컵 등으로 구성된 선물세트를 내놓았다.
아울러 제조업뿐만 아니라 체험학교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화성시 내 학생이나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꽃을 활용한 염색을 하거나, 과자나 공예품도 만드는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Q. 적은 자본으로 마케팅하거나 제품을 개발하는 일이 힘들지는 않았나.
자금이야 늘 쪼들리고 사는 건데(웃음), 지난해는 코로나19 때문에 많이 힘들었지만 2억4000만원 정도 매출을 올렸다. 시행착오를 처음에 많이 겪어가며 만들기 시작했고, 개발팀에서 직원들과 함께 농사지은 꽃으로 여러 제품을 개발해나가고 있다. 판매처는 주로 로컬푸드, 생협으로 나가고 온라인 판매도 한다. 또 주로 커피를 많이 마시는 우리나라와 달리 외국에서는 꽃차가 인기가 있어서 아마존에 입점해 해외 수요를 찾았다.
지난해에는 경기도경제과학기술원과 함께 메리골드로 해충 방제제를 만드는 등 끊임없이 꽃을 이용한 제품을 연구한다. 원 이사는 꽃을 활용한 기능성 식품, 화장품도 준비하고 있다며 무궁무진한 개발 가능성을 내비쳤다.
‘필레오’라는 단어는 언뜻 보면 꽃이 피어난다는 뜻처럼 보이지만, 우애 또는 형제애를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이기도 하다. 인터뷰 말미 원 이사는 수익성이나 사업 규모보다는 지역사회와의 상생, 함께 가는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Q. 앞으로 사회적 기업으로서 어떤 기업이 되고 싶은지 궁금하다.
‘필레오’를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이웃사랑이라는 뜻이 있다. 노인들이 농장에서 꽃을 생산하고, 제조에서는 이주민이나 탈북민 등 취약계층을 고용해 사업을 하고 있다. 외부적으로 크게 확장하고 뭐 그런 것보다(웃음) 내실 있게 해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좋은 공동체를 만들어나가고자 한다.다(웃음) 내실을 기해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좋은 공동체를 만들어나가고자 한다.
[ 경기신문 = 편지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