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반려견 혹시 우울증인가요?”
코로나19 확산세로 지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추운 날씨 탓에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다보니 반려인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마음의 감기’라고도 불리는 우울증은 일상에서 흔히 느끼는 우울한 기분만이 아니라 생각의 내용, 의욕, 관심, 수면, 신체활동 등 전반적인 정신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말한다. 사람뿐만 아니라 강아지도 걸리기 쉬우며 특히 겨울이면 해가 짧아지고 활동이 줄어들어 계절성 우울증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우리집에서 키우는 반려견이 평소 명랑하고 활동량이 많은 편이라도 오랜 시간 집에 혼자 있는 것이 반복되거나 몸이 아프고 나이가 들게 되면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우리집 막내가 어느 날부터 밥도 잘 안 먹고 산책도 거부합니다”, “장난감을 줘도 놀기는커녕 구석에서 잠만 잡니다. 왜 이러는지 걱정이 됩니다” 등 혹시 키우고 있는 반려견이 우울증이 아닌지 염려하는 글이 꾸준히 게재되고 있다.
더군다나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마음 편히 산책을 시키지 못해 걱정이라는 글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영국 동물 보호단체(PDSA) 연구에 따르면 반려견의 대표적인 우울증 증상으로는 집안의 물건을 보이는대로 물어뜯는 등 파괴적인 행동을 하거나 식욕이 없고, 평소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산책에도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특정 신체 부위를 반복적으로 핥거나 수면습관의 변화도 예로 들 수 있다.
이웅종 이삭애견훈련소 대표는 간혹 반려견의 우울증에 대한 전화 상담을 진행한다면서 “평소 자주 산책을 나갔던 반려견이 나가지 못한다거나 혼난 기억이 강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 우울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행동교정학적으로 우울증상을 예방하는 데 있어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신나게 뛰어놀 수 있도록 해주고, 반려견이 신뢰하고 좋아하는 보호자가 놀아주거나 교감마사지 등 스킨십으로 우울감을 해소해주면 좋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집안에서 장난감을 이용한 놀이나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는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낮춰주고 장시간 외출할 경우 창밖을 볼 수 있게 커튼을 활짝 젖혀두고 나가거나, 사람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라디오나 TV를 켜두는 것도 우울증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
경기도내 수원, 안산시에 위치한 동물종합병원 3곳에 문의한 결과 반려견의 치매, 분리불안과 달리 우울증 상담을 위해 찾는 경우는 드문 편이라고 한다. 평소와 달리 반려인과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거나 의기소침한 반응을 보인다면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게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강아지 우울증 증상 체크>
▲무엇이든 보이는 대로 물고 뜯는다.
▲반려인이 잠깐이라도 자리를 비우면 매우 불안해하고 초조해 한다.
▲놀이에 관심이 없고 의기소침하다.
▲먹는 양이 줄고, 물도 마시지 않아 체중이 줄어든다.
▲대부분 엎드려 있거나 잠을 지나치게 많이 잔다.
▲시도 때도 없이 짖거나 울부짖는다.
▲배변 실수를 한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