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6 (금)

  • 흐림동두천 23.7℃
  • 흐림강릉 23.3℃
  • 흐림서울 24.0℃
  • 흐림대전 28.8℃
  • 흐림대구 28.0℃
  • 흐림울산 24.7℃
  • 흐림광주 29.7℃
  • 흐림부산 28.5℃
  • 흐림고창 29.4℃
  • 구름조금제주 32.3℃
  • 흐림강화 24.7℃
  • 흐림보은 26.8℃
  • 구름많음금산 29.2℃
  • 구름많음강진군 29.2℃
  • 흐림경주시 25.9℃
  • 흐림거제 28.2℃
기상청 제공

"여전히 배고프고 서럽다"

대부분 구직 어려워 사회 부적응 생활보조금으로 겨우 연명

“살기가 너무 힘들고 정착할 자신감도 없습니다”
탈북 주민들이 최저생계비 수준의 지원금으로 연명하고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결혼은 꿈도 꾸지 못하는 고달픈 나날을 보내고 있다.
또 탈북 청소년들의 교육과 직업훈련을 위해 정부가 경기도내에 추진한 대안학교는 주민반발로 무산돼 '탈북자 대량입국시대'를 맞아 남한사회와 주민들의 의식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생활고=28일 수원시가 탈북 주민에 대한 정보화 교육을 앞두고 최근 관내 21세대 32명(남자 15명, 여자 17명)에 대해 생활 실태조사를 벌인 바에 따르면 이탈주민 대부분이 직업을 구하지 못해 사회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대상자 28명 가운데 일자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10명뿐으로 5명이 일용직과 주유소 직원, 외판원, 아르바이트생, 노동자로 일하고 있으며 회사원은 5명에 불과했다.
특히 이들은 일시불 정착금으로 집을 마련하고 나면 ‘북한 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자체를 통해 5년간 지급되는 생활보조금 지원(월 평균 52만원)에 의존하며 어렵게 생계를 잇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가 이들을 면담한 결과 이들은 안정된 일정한 직업을 원하고 있으며 직업훈련과정을 통한 훈련을 받아 취업하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외판원을 하는 K씨(38.여)는 아들을 혼자 양육하는 모자세대로 인근 지역에 사는 시어머니까지 모시며 세 식구가 월 69만5천원의 생계비로 어렵게 생활을 하고 있다.
Y씨(52)는 50대의 나이에도 노동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 나가고 있어 사회적응과 취업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가구원이 7명이나 되는 C씨(45)는 월 74만5천원의 생계비로 1인당 생계비가 10만4천5백원에 불과해 정부와 지자체,사회의 도움이 절실히 요구된다.
▲선입견=탈북주민들은 남한주민들의 선입견때문에 생활고못지 않은 고통을 겪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2002년 4월 몽골을 통해 북한을 탈출해 수원에 정착한 김모씨(24.수원거주).
그는 28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6월초부터 실업자 신세가 됐다"고 울먹였다.
김씨는 "남한으로 가면 잘 먹고 잘 살수있다는 희망하나로 죽을 고비를 넘기며 자유의 땅에 왔지만 이젠 희망은 사라지고 두려움뿐"이라고 말했다.
지난 해 12월말 수원에 있는 전자부품을 만드는 영세공장에 처음으로 취직했지만 월급도 밀리고 액수도 적어 6개월여만인 지난 달초 그만둔 김씨는 매달 나오는 52만원의 생계보조비로 버티고 있다고 했다.
김씨는 "최근 일자리를 구하려고 고용안정센터도 찾고 10여차례나 이 회사 저회사를 찾아다녔다"며 "하지만 탈북자라는 이유로 고용도 하지 않고 색안경을 끼고 대해 사는 것이 고통스럽고 결혼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대안학교 설립무산=정부는 최근 경기도 이천에 탈북청소년들의 교육과 직업훈련을 위한 대안학교설립을 추진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집단반발로 무산돼 후보지 선정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 진단=탈북자 552명의 의식을 조사한 연세대 의대 전우택 교수(정신과)는 "탈북자들은 처음 입국할 때는 자심감에 차 있다"며 "그러나 시간이 흐를 수록 성공가능성에 의구심을 갖고 무시와 차별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관동대 북한학과 이원웅 교수는 "탈북입국가 수만명시대가 다가온 만큼 이제 남한 사회전체가 탈북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인식의 전환이 시급하며 체계적인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