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의 모양을 닮았다는 의미가 담긴 6월 3일 농아인의 날을 맞아 도내 청각·언어장애인들이 문화를 편하게 즐길 수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농아인의 날’ 유래는 우리나라 농아인복지의 효시이자 한국농아인협회 원형인 자조자립단체 조선농아협회가 설립된 1946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농아협회가 설립된 6월을 기념하는 숫자 6, 귀의 모양을 형상화 한 숫자 3의 의미가 담긴 6월 3일을 ‘농아인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1997년 제정된 농아인의 날 취지는 ‘농아인의 정체성 확립’을 실현하고 사회적으로 농아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 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다.
경기도청 장애인복지과에 따르면 2020년 12월 기준 도내 등록장애인 인구 56만9726명 중 청각장애인은 7만8042명, 언어장애인은 5168명이다.
전국적으로 살펴보면 등록장애인 263만3026명 중 청각장애인은 39만5789명, 언어장애인은 2만2391명이다. 이에 청각·언어장애인의 원활한 사회활동 보장 중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원만히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문화체육관광부는 미술·공연·영화 분야에 음성 안내, 수어해설 등이 가능한 ‘인공지능 로봇’ 확대 도입 계획을 밝혔다.
한국문화정보원과 함께 자율주행 기반의 인공지능 로봇 서비스 큐아이를 통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안내 기반 해설,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해설과 자막 안내를 제공해 접근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환경부는 지난 1일부터 전국 9개 국립공원에서 청각 장애인을 대상으로 수어해설 프로그램 운영을 시작했다. 수어해설은 지리산, 북한산, 경주, 계룡산, 설악산, 내장산, 주왕산, 다도해해상, 무등산 등 9개 국립공원에서 운영되며, 해설사와 수화통역사가 함께 설명한다.
지난해부터 국립공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동식물 60종의 수어를 개발해 ‘생태수어도감’을 제작한 환경부는 탐방해설을 직접 듣기 어려웠던 청각 장애인들이 국립공원의 아름다운 자연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경기도 연천군에서는 임진강, 한탄강 경관과 전곡리유적, 재인폭포 등 문화유산을 담은 VR영상에 내레이션과 수어 통역이 제공되는 ‘우리가 사랑한 연천’을 발간했다.
수원시립미술관도 농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문화적 계층에게 상세한 전시 감상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온라인 수어 전시해설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경기도 역시 청각장애인들의 관광만족도 향상을 위해 수어 문화관광해설사 양성에 나섰다. 도내 관광지 162곳에 570여명의 문화관광해설사가 배치돼 있지만 수어 사용이 가능한 해설사가 거의 없어 현실적으로 청각장애인들이 관광지에서 정보를 얻는데 불편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4월부터 도내 문화관광해설사 30명을 대상으로 총 3개월 과정의 ‘수어 해설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최용훈 경기도 관광과장은 “모든 관광객이 동등한 혜택을 누리면서 다양하고 깊이 있는 문화관광해설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경기도를 비롯한 자치단체에서 청각·언어장애인을 위해 문화 관련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보다 편하게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길 기대해본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