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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자의 바로 보는 세상] 정자가 상품인가 판매를 한다니

 

 

 

 

복제 양 돌리의 탄생에 이어 복제 인간 이브도 탄생했다. 복제라는 것은 복사기에서 같은 문서를 10장 20장 복사되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복제는 인간이 똑같다는 데 두려움을 가져야 할 것 같다. 한동안 이러한 이야기는 잊혔는가 했더니 외신 보도에 다음과 같은 사실을 접하게 되었다.

 

“잘생긴 대졸자 정자 팝니다.” 새벽 광고 3시간 만에 완판 되었다고 하니 수요자가 많다는 사실에 놀랍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독신 여성이나 레즈비언 커플들을 중심으로 가족에 대한 갈증이 커지면서 아이를 가지려는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는 기사가 영국의 가디언지와 비슷한 내용의 글이 뉴욕타임즈와 영국 데일리메일이 다루고 있다. 판매 사이트에 등록된 명단에 “남성은 수백 명인 데 비해 여성은 1만 4000명이며 미국에선 정자 기증으로 태어나는 아기가 연 3만~6만 명에 달한다”니 인간의 존엄이 무너지는 것 같다.

 

사람을 집안의 애완동물 정도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생명 경시 풍조가 만연될까봐 염려된다. 애완견도 며칠씩 대여하는 곳도 있다던데 앞으로 아이도 며칠씩 키우다가 싫으면 도로 갖다 주는 그런 일이 생기지 말라는 법도 없다. “정자도 100~200달러만 주면 정자를 구할 수 있다”니 이것은 기증이 아니라 판매행위다. 씨앗은 생명이다. 물만 있으면 싹이 나는 정자는 살아있는 씨앗이다. 뉴욕의 한 남자는 “생물학적 자녀가 35명이고, 5명이 또 태어날 것”이라 하고 “뉴욕의 45세 독신 대학교수는 세계를 돌며 정자를 기증해 자녀 70명을 두었다”한다. 네덜란드에서는 “30대 음악가가 지난 5년간 정자은행과 개인 거래를 통해 300명에게 정자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보다는 비정상이 앞서는 세상이 될까봐 끔찍하다. 모르는 사이에 근친상간이 되고 인간의 우수성이 파괴될지도 모른다.

 

한동안은 대리모라는 말이 많이 떠돌았는데 대리모인 경우에는 아이를 지극히 갖고 싶은 사람이 가정을 지키기 위해 차선책으로 자신의 핏줄을 잇고 싶은 애절한 마음을 이해해 보고 싶었다. 거기에도 뜻하지 않은 문제가 있다. 대리모의 자식은 생물학적 엄마가 진짜 엄마인가 아니면 키워준 엄마가 진짜 엄마가 되느냐의 문제에 대해 한동안 설왕설래 한 적이 있다. 지금도 사라지지는 않고 수면 속에서 움직이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뉴스를 접하면서 세계 가정의 날이나 가톨릭에서 성가정의 날의 의미를 되새겨봐야 할 것 같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이 왜 예수님을 마리아와 요셉의 가정에 위탁하여 탄생시켰을까. 우리나라의 환웅신화도 곰을 여자로 만들어 환웅의 아내로 단군을 낳았다는 이야기다. 결국 가정이란 부모가 있는 가운데 이루어지는 공동체로 양부모의 인격체를 배우며 인간을 완성해가는 과정이다. 무질서하게 태어난 생명체들이 균형감각을 이루지 못해 동물보다 못한 인간이 된다면 재앙이 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 주문 생산되고 반품되는 공산품 정도로 인간이 취급된다면 어떤 법이나 규율로도 통제될 수 없을 것이다. 용서의 여지를 남겨두려면 신의 영역을 침범하지 말아야 한다. 사랑이 없으면 소유욕이므로 신이 가장 사랑하는 인간들이 할 도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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