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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형화되지 않은 자유로움 만들어내는 최유리 작가

 

“업사이클링은 공장에서 찍어낸 것과 다른 자유로움과 시간의 흔적이 있고 이야기가 묻어있다는 점이 좋습니다. 제가 가진 디자인 능력을 이용해 가치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더 나아가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돕고 싶어요.”

 

업사이클링 친환경 브랜드 유리뉴(uuurenew)를 운영 중인 최유리 작가는 자신의 가치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나다운 것에 대해 ‘정형화되지 않은 자유로움’이라 표현한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손수 리폼한 청재킷에 데님백을 멘 모습의 최 작가는 온라인상에서 본 모습 그대로였다. 웃음소리가 호탕한 그녀와 대화를 나눠보니 자신이 하는 일에 있어 무엇보다 사람과 소통, 환경, 나눔을 중요시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최 작가는 “14년 정도 핸드메이드 작가로 일하면서 셀프인테리어도 하고 파워블로거 활동도 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작품을 만들고 SNS에 올려 소통하곤 했다”며 “그때는 절대 똑같은 작품을 만들지 않는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졌고, 굳이 비슷하게 2~3개 만들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여러 개를 만드는 것에 대한 가치를 고민했다는 최유리 작가. 작가로서 활동하며 2~3주 공들여 작품 하나를 만들어도 찾아주는 한 사람이 있다면 만족해왔으나 2020년은 큰 변화를 준 시간이었다.

 

화성시에 거주하며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그는 작품을 소개하는 문화공간의 역할로 3년간 갤러리카페를 동업 방식으로 운영했다고 한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집합금지 등 운영의 어려움도 있었고, 설상가상 건강상의 이유로 지난해 9월 하던 일을 그만둔 뒤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최유리 작가는 “세상이 1년 사이에 급변하다 보니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그전까지 골방 작가였다면 이제 소통하지 않고서는 힘들 것 같았다. 손님들이 ‘나도 갖고 싶다’라고 해도 귀 기울이지 않았는데 많은 이들이 누릴 수 있으면 일종의 공헌이 아닐까 싶어 생각을 바꿨다”고 털어놨다.

 

 

이어 “작품을 하나만 만들다 보니 브랜딩화 시키는 게 어렵다는 문제를 깨달았다. 몸이 아프고 코로나를 겪으며 ‘나도 늙고 아프게 되면 일이 중단될 수 있겠구나’ 싶었다. 디자이너로 성공한 분들의 삶을 공부하다 보니 패턴화, 역사화 되고 자료가 남아야 내가 일을 못 하게 되고 세상을 떠나더라도 디자인과 작품이 남는다는 걸 알았다”고 설명했다.

 

핸드메이드로 소품도 만들고 셀프인테리어도 자신 있다는 최유리 작가가 업사이클링 친환경 브랜드를 만든 이유는 뭘까.

 

이에 최 작가는 “10년 넘게 해온 이유를 생각해보니 공장에서 찍어낸 것과 달리 자유로움과 시간의 흔적이 있어 좋다. 요즘 현대인들은 바쁘고 각박한 사회에서 더구나 코로나로 온택트를 경험하지 않나. 그럴수록 아날로그와 인간적인 면을 찾는 것 같은데 힐링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의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우정을 쌓아나가고 싶다는 꿈을 전하며 환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업사이클링은 재활용품에 디자인 또는 활용도를 더해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업사이클링이라 하면 재활용했으니 가격이 당연히 저렴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인식이 있다.

 

최유리 작가는 업사이클링에 대한 인식의 아쉬움을 꼬집었다. 청바지를 선택한 이유는 남녀노소 누구나 한 번쯤 접해본 소재니까 큰 거부감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봉제선이 약간 불량인 새 청바지를 사다가 작품을 만드는 데 활용한다. 한편으로는 환경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고, 일을 하면서 조금이라도 수익이 나면 어려운 이를 돕는 등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덧붙여 본격적인 브랜딩화를 결심하고 10개월 간 유튜브 계정도 개설하고, 온라인 마케팅을 배우는 등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해보자’는 일념으로 최근에는 크라우드펀딩 수업을 듣고 있다면서 아이디어는 많은데 한정된 시간이 아쉽다는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최유리 작가는 “작가로 활동할 때와 달리 비즈니스로 확장했을 땐 혼자 감당할 일이 많다. 서류 준비만 3~4개월 걸렸고, 계산을 잘 못해서 원가계산은 지금도 어렵다”면서 “나를 브랜딩화하는 건 적성에 맞는데 확실히 비즈니스로 확장하려면 협업프로젝트나 함께 하는 팀이 필요하다고 느낀다”고 이야기했다.

 

또 “지원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도 인증받아야 하는게 너무 많고, 혼자 준비하다보면 아침부터 밤까지 며칠이 훅 지나간다. 나와 같은 길을 가려는 작가들에게도 가시밭길이 될 것”이라며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을 위한 네트워킹도 필요한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최유리 작가가 운영하는 유리뉴(uuurenew) 홈페이지를 보면 ‘자유로운 자기표현’, ‘당신다움’이라는 표현이 눈에 띈다. 최 작가에게 ‘나다움’에 대해 묻자 정형화되지 않은 자유로움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규격화 된 한국사회에서 정해진 틀을 깨고 자유로운 표현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싶다는 그의 생각이 앞으로의 활동을 기대케 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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