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해 조직적으로 악성 댓글을 작성한 사례가 확인됐다. 경찰은 이 같은 댓글의 작성자가 중국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으로 판단, 중국 측에 공조 수사를 의뢰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체계적으로 이낙연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에 대해 우호성 댓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18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이 지사를 향해 조직적으로 악성 댓글을 다는 세력이 있다는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 중이다.
이 지사 지지자인 A씨는 지난해 9월 "이 지사를 깎아내리고 이낙연 의원은 칭송하는 악성 댓글 50여 개가 국내 한 포털사이트에 있는데 조직적으로 매크로(자동반복) 프로그램을 쓴 것으로 의심된다"며 고발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댓글 중 작성 시점이 가장 최근인 것이 고발장 접수 당시 기준으로 두 달 전인 지난해 7월에 달린 댓글로 수사 착수 시점에는 상당수가 지워진 데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상 주민등록번호 등은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삭제돼 포털사이트 운영회사도 이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경찰은 최근 이들 댓글을 작성한 아이디를 특정했다. 1년여 간 IP 추적 등 수사한 결과, 6개의 아이디에서 포털사이트 가입 당시 기재하는 휴대전화 번호가 중국에서 사용하는 번호임을 확인했다.
다만, 이들 아이디의 개인정보 항목에 기입된 이름은 한국인 이름인 것으로 파악됐으며, 한국인 이름과 중국 휴대전화 번호는 6개로 모두 달랐다.
이들 아이디에 대해 경찰이 IP주소를 추적한 결과, 확인된 8곳은 대부분 국내이지만 일부는 확인 불가로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파악된 국내 장소의 거주자들을 조사했으나 악성 댓글과는 무관한 것으로 확인돼 경찰은 해킹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또 아이디 개인정보 항목에 있는 중국 휴대전화번호를 추적하기 위해 중국 공안에 지난주 해당 휴대전화번호 사용자에 대한 확인을 요청하는 등 중국 측과 공조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지는 검토하지 않고 있으며, 지난 주 중국에 공조를 요청했다”며 “중국 측 결과를 보고 판단 할 수 있기 때문에 수사 결과를 받는 시기는 특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낙연 후보을 위한 '댓글 작업'이 실시되는 정황도 확인됐다.
‘소울드레서’라는 여성 커뮤니티에서는 일부 회원들에 의해 특정 기사의 링크를 걸고 추천 수를 조작할 것과, 이재명 후보는 비하하고 이낙연 후보는 긍정적인 내용의 댓글을 작성했다.
실제로 ‘매****’라는 닉네임을 가진 해당 커뮤니티 회원은 이재명 후보 관련 기사 링크를 올리며 추천 댓글을 달아줄 것을 독려하며 “전과4범에 대한 팩폭 댓글” 등 내용까지 지시했다.
구체적으로 해당 회원의 게시글에는 제목의 내용과는 다르게 이재명 후보의 후원금에 대한 기사의 링크가 담겨 있었고, “본 기사에 댓글 많이 달아주고 베플에 대댓글도 많이 달아달라”는 내용이 실려 있었다.
또 “본기사에 이 댓글 베플 올리려고 하고 있는 거니 역따(비추천) 부탁드린다”라는 지시와 함께 직접 어떤 댓글에 비추천을 해야 하는지 캡처 사진 위에 붉은색 사각형으로 표시했다.
이 밖에도 ‘깜****’, ‘퓨****’ 등의 닉네임을 쓰는 회원들이 해당 카페에서 평범한 제목의 게시글을 작성하면서 본문에서는 이낙연 후보에 대한 칭찬 댓글을 써줄 것과 이재명 지지 댓글에 대한 비추천 등을 지시하고 있었다.
[ 경기신문 = 김민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