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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창] 청년층에게도 전통시장이 ‘우리 것’으로 느껴지려면

지난 여름 현장 취재로 경기 성남시 모란 5일장에 간 기억이 난다. 무더위에도 모란의 전통시장에선 많은 상인들과 손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물건을 보고 다녀갔다.

 

그런데 당시 이 풍경을 한 발짝 멀리서 보면, 어딘가 이질적인 모습이 나타났다. 5일장 오른편 모란시장 사거리를 동·서로 나눌 때, 서쪽은 고령층의 이용객 또는 행인들이 다니던 반면, 사거리 동쪽의 상가 대로에는 청년·성인층이 다녔다.

 

상가 또한 모란시장 대로를 중심으로 동·서로 나뉘었다. 동쪽 모란시장 골목은 기름집·어물전·약재상 등 전통시장 점포들이 밀집해있던 반면, 서쪽은 영화관·패스트푸드·스테이크하우스 등 현대식 상가와 레스토랑들이 모여 있었다. 이용객 또한 동쪽은 어르신들이 대부분이었으며, 서쪽은 고교생 무리들이나 대학생 연인들, 젊은 직장인들이 주를 이뤘다.

 

6일 본 경기 수원시 팔달문 인근 전통시장 밀집구역의 모습도 마찬가지였다. 수원역을 시작으로 매산로를 따라가면 수원역 로데오거리 등 ‘젊음의 거리’가 펼쳐지지만, 팔달문에 다다르면 좌판 등 전통시장의 모습으로 색채가 바뀐다.

 

연령별 시민들이 자주 찾는 성향을 두고 상권의 생기를 논하려는 것은 아니다. 현대식 상권 내 청년층의 발랄함처럼, 전통시장 내에서도 시민들의 활기찬 흥정과 왁자지껄함이 넘쳐난다. 다만 현대식 상권과 전통시장 모두 동시대 안에서 서로 떨어져 괴리감을 느끼는 모습을 보이는 건 지양하는 것이 더 적절치 않을까 하는 아쉬움으로 남을 뿐이다.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통시장 방문 소비자의 연령대는 50대(35.8%), 60대 이상(28.5%)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반면 30대(11.8%), 20대 이하(5.4%)는 두 연령층을 모두 합쳐도 40대(18.5%) 방문객보다 적은 비중을 나타냈다.

 

필자가 스페인 등 유럽에서 본 전통시장의 모습은 ‘구시대적’이란 말보다 '고전적'이란 단어가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저층주택이 모여 있고 그 사이로 광장이 형성돼, 또 그 안으로 카페와 시장 점포들이 한데 어울려있는 이상적인 풍경이었다.

 

정부·지자체에서 ‘전통시장 살리기’ 정책을 내놓을 때, 마음 한 켠에서 아쉬움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이것일까. 청년·성인층에게도 전통시장은 살려야할 ‘우리 것’으로 공감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경기신문 = 현지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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