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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성교육청 극단 선택 유가족 "철저한 진상규명 필요"

"자녀 생계유지 큰 문제…진실 덮이면 현실적 이중고 겪을 것"
"고인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된 경위 반드시 증명해야"

 

안성교육지원청 교육시설관리센터(센터) 소속 故이승현(54) 시설관리주무관이 지난 1일 직장 내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고인의 유가족은 다른 직원들의 지속된 따돌림, 상사의 방조, 교육당국의 소홀한 대응이 비극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한다.

 

지난 6월초부터 직장 내 따돌림을 받는다고 느낀 이 주무관은 교육당국에 수차례 탄원을 제기했다. 그가 제출한 탄원서를 보면, “A팀장, B·C 주무관이 파벌을 만들고 여론을 나쁘게 형성해 조직문화를 저해하고 있다“며 센터 운영 등 개선을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일이 있고 난 뒤 일부 직원들과 관계는 단절됐고, 센터장인 A과장의 2차 가해로 번졌다.

 

평소 이 주무관을 알고 지낸 동료 직원과 유가족도 그간 고인의 행적을 미루어 짐작해볼 때 철저한 진상규명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상반기 모범공무원으로 선정돼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 받을 정도로 귀감이 됐던 이 주무관의 명예회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센터 직원은 “(고인은) 온갖 시설물 관리와 통합발주를 도맡아 왔다”며 “성실하게 일하다 이런 선택을 해 정말 안타깝다”고 했다.

 

센터 근무 이전부터 고인을 알고 있었다는 한 누리꾼은 “(고인은)박학다식하고 천성이 착해 굳은 일 마다치 않고 학교 일을 했다”며 “여러 일을 해주려다 직원들한테 미움을 산 것으로 짐작된다”고 적었다.

 

이 주무관의 유가족은 11일 경기신문과 인터뷰에서 교육당국에 고인의 순직 처리와 가해자의 처벌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유가족 측은 “지난 6일 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빈소에 조문을 오고 ‘이 사안에 대한 확실한 처리를 하겠다’고 답했다"고 했다. 

 

“경기도교육청에 장례 절차를 책임져달라 부탁했습니다. 도교육청 차원에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고인을 위해서라도 발인 보류를 계속할 수 없습니다. 기관에서 개입하면 현실적 문제들이 빨리 진행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인의 유족은 이 주무관이 따돌림을 주도했다고 지목한 직원들에 대해 징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유가족 측은 “이렇게 고인을 정신 나간 사람 취급하고, 고인에게 홀로된 느낌을 줬던 부분에 대해 명백하게 (조사)해달라고 했다”며 “이것은 갑질을 자행한 것은 물론, 사람에 대한 기본적 대접을 안 한 것이다. 중징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유가족은 또 직장 내 괴롭힘을 입증할 수 있도록 센터 직원들을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가족 측은 “조직의 위력에 의해 진상을 밝히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직원들이 제대로 발언을 못할 수 있다”며 “감사원이 직장생활이 남아있는 직원 모두를 대면으로 조사하면 오히려 움추려 들고 위축될 우려가 있다. 이 부분은 심각한 문제로, 때문에 서면으로 자술서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가족 측은 끝으로 교육당국에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하고 고인의 순직처리를 요구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사건 때문에 고인의 자녀 등 생계유지가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어요. 그냥 덮어버리면 우리는 현실적으로 이중고를 겪게 됩니다. 있는 사실 그대로 고인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된 경위만 증명해준다면 좋겠습니다.”

 

[ 경기신문 = 김민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