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영업시간 제한 해제라니, 춤이라도 추고 싶어요.”
정부가 내달 시행하는 새로운 방역 체계인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의 청사진을 공개하자 벼랑 끝에 내몰려 왔던 일부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은 기대에 부풀었다.
26일 오후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A씨는 “(영업시간 제한이 풀리니)너무 좋다”면서 “(영업시간이 늘어) 아르바이트생을 구해야 하는데 그게 갑자기 걱정이 되긴 한다”며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화성시에서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B씨도 “드디어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된다니 춤이라도 추고 싶은 심정”이라며 “그동안 영업손실이 커 걱정이 너무 많았는데 이제는 그런 걱정을 떨쳐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마냥 기뻐하지 않는 자영업자·소상공인들도 있었다. 코로나19가 재차 확산될 경우 정부가 언제 또 다시 입장을 번복해 소비심리가 다시 위축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화성시 반월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최모(50·여) 씨는 “11월1일부터 완화된다고 하니 기대감은 없지 않아 있지만 불안한 마음이 더 크다”며 “지금도 돌파감염이 계속 발생하고 있어 정부가 언제 다시 입장을 바꿀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책 자체가 1~2달 정도의 장기적인 계획이 아닌 거의 2주에 한 번씩 바뀌고 있어 너무 힘들었다”며 “추후에 정부가 입장을 바꾸더라도 이런 부분에 대해 고려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수원시 영통중심상가에서 당구장을 운영 중인 임모(50대·남) 씨도 “(정부가 위드코로나를 시행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사람들의 소비심리가 많이 위축돼 있어 걱정”이라며 “그래서 지금도 반신반의 상태”라고 했다.
이들의 이 같은 반응은 정부가 그간 식당,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이용시간을 오후 9~10시로 제한하거나 이용 인원을 한정하다가 최근 위드 코로나 이행계획을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지난 25일 오후 2시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코로나19 단계적 일상회복 이행계획 공청회'에서 방역·의료분야 로드맵 초안을 공개했다.
로드맵에 따라 내달 1일부터 위드 코로나가 본격 시작된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지 약 1년9개월, 정확히는 651일 만에 방역체계가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을 점차 되찾는 방향으로 전환되는 셈이다.
일상회복은 6주 간격으로 3단계에 걸쳐 시행된다. 확진자 폭증 등 돌발 변수가 없다면 11월1일 1단계, 12월 13일 2단계, 내년 1월 24일 3단계 개편이 시작된다. 3단계에서는 시설운영·행사·사적모임 관련 제한이 모두 사라진다.
당장 1단계 개편이 적용되는 내달 1일부터는 유흥시설을 제외한 모든 시설에서 24시간 영업이 가능하다.
다만 유흥시설과 실내체육시설 등 감염위험이 높은 일부 시설은 백신 접종완료자나 PCR(유전자증폭) 진단검사 음성확인자만 출입할 수 있도록 '접종증명·음성확인제(백신 패스)'가 도입된다.
사적모임은 접종 여부를 떠나 전국적으로 10명까지 허용된다. 100명 미만의 행사는 조건 없이 허용되고, 100명 이상이면 백신 패스가 적용된다.
중수본 관계자는 “27일 방역·의료를 포함해 경제·민생, 사회·문화, 자치·안전 분야의 일상회복 이행안을 정리하고, 오는 2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최종적으로 방안을 마련해 대국민 발표에 나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