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선대위가 출범 전부터 홍역을 앓으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정치력이 재차 시험대에 올랐다.
먼저 최종 경선에서 경쟁한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을)과 유승민 전 의원이 지속적으로 선대위 불참을 시사하며 ‘원팀 기조’가 흔들리고 있다.
최종 경선에서 윤 후보에 밀려 2위를 기록한 홍 의원은 자신의 지지층이었던 2030세대를 주축으로 한 소통 플랫폼인 ‘청년의꿈’에 매진하겠다며 선대위 합류 거부 의사를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더욱이 홍 의원은 경선 종료 후 ‘청년의꿈’에 패배 이유로 “패거리 정치”라고 언급하는 등 노골적으로 윤 후보에 대한 부정적 언사를 이어가고 있다.
3위를 기록한 유 전 의원도 경선이 끝난 후 2주가 지났지만 별다른 입장 없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
윤 후보는 23일에도 ‘원팀 정신’에 뜻을 모으고 경선후보들에게 선대위 합류를 제안하기 위해 당 경선에서 경쟁을 펼쳤던 대선 예비후보들과 오찬 회동을 가졌으나 이 자리에도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대권에 도전했던 국민의힘 경선 후보 중 한 명인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은 지난 18일 윤 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선언을 한 후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에게) 연락을 했으나 전화가 안 된다. 아마 저 같은 사람보다 실망감이 상당히 클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한 바 있다.
게다가 윤 후보가 야심차게 준비하던 김종인·김병준·김한길 체제의 3김(金) 선대위마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합류가 사실상 불발되면서 잡음을 빚고 있다.
윤 후보는 당초 지난 20일 김병준·김한길 카드를 꺼려오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에게 이들의 합류를 큰 틀에서 합의했다고 밝혀 첫 리더십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상황이 뒤집혔다.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과의 갈등은 전날인 22일 윤 후보가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하루 이틀 시간을 더 달라 했다”고 한 발언을 두고 김 전 위원장이 “하루 이틀 고민하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말하면서 심화됐다.
끝내 23일 오전 김 전 위원장은 “나는 더는 이제 정치 문제를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오늘부터 일상으로 회귀한다”고 밝혔다.
그는 선대위 합류와 관련한 취재진들의 질문에 “내가 한 두 번 경험해본 사람도 아니고 과거 여러 번 경험해봤는데 내가 확신이 서지 않는 일에 대해선 안 한다고 늘 그러지 않나. 그러면 나한테 더 물을게 있느냐”고 반문했다.
또 일상으로 돌아간다고 말한 의미에 대해서도 “나도 내 할 일을 해야 한다”며 “내가 그런 거에만 신경 써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윤 후보도 이날 ‘김 전 위원장이 며칠 더 고민한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는데 이에 대한 입장이 궁금하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모르겠다. 그 양반 말씀하는 건 나한테 묻지 말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조만간 김 전 위원장을 만날 계획이 있나’는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두 사람의 관계에 균열이 났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윤 후보가 자신의 선대위에서 처음으로 주도권을 행사한 조직에서 혼선을 드러낸 것”이라며 “김종인 위원장 영입 과정에서도 내부적으로 합의도 안 된 것을 발표부터 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이었다는 점에서 윤석열의 정치적 리더십의 치명타”라고 분석했다.
[ 경기신문 = 박환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