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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턴에서 조지 오웰까지'

윌리엄 랭어 엮음/ 박상익 번역
'뉴턴에서 조지오웰까지'(푸른역사 간)는 책 제목이 암시하는 것처럼 서양 근현대사의 주요 사건과 인물들을 다루고 있다.
미국의 하버드대 역사학 교수이자 외교사가인 윌리엄 랭어가 엮은 '뉴턴에서--'는 C.V.웨지우드, J.H.플럼, 피터 게이, 헤럴드 니컬슨, J.W.버로우 등 역사가들이 서양 근현대사의 큰 흐름을 대중적인 필치로 쉽게 풀어 쓴 17편의 에세이로 구성돼 있다.
현재 대다수 역사 개설서가 일반적으로 단순 사실들만을 나열한 자료의 취합인 경우가 많고 광범위한 역사를 최대로 압축한 결과 역사 지식이 생명을 잃고 무색무취한 경우가 많다.
반면 이 책의 17개 에세이는 개설서에서 생략된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 국가 등을 다양하게 선택해 참신한 해석과 깊이있는 분석으로 통념상 알고있는 역사 지식의 허점을 일목요연하게 짚어낸다.
수록된 주제들은 서양 헌정사상 최초의 탄핵재판 사건, 해외관광의 효시가 된 18세기 유럽 귀족의 호화판 여행풍속도, 토목 기계 조선공학 부문의 최고 엔지니어인 부르넬 등 국내 처음 소개되는 대목들 외에도 종교적 신앙이 뉴턴의 만유인력 발견의 계기가 된 점, 19세기 로만주의가 여전히 타당성을 갖는 이유, 17세기 막대한 부와 찬란한 문명을 일군 네덜란드에 대해 이전과 다른 차별화된 분석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표트르 대제, 계몽주의, 나일강 전투, 다윈, 마르크스, 트로츠키 등 인물에 대한 심도있는 분석도 뿌연 회색이론이 아닌 살아있는 역사 읽기를 가능케 하고 있다.
특히 각 에세이마다 관련된 사진 자료들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시각적 욕구도 충족해주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17개의 에세이중 몇몇 에세이를 살펴보면 '미래와 과거를 바라본 야누스 뉴턴'에서 저자 월터 카프는 뉴턴이 이전의 케플러 갈릴레오 데카르트 등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으며 난해한 이론 '만유인력'의 개념을 명쾌하게 설명하면서 근대 세계의 발전에 미친 그의 공적을 강조한다.
'네덜란드 공화국의 황금시대'에서는 17세기 유럽의 소국인 네덜란드가 막대와 부와 국력을 갖게 됐는지를 조명한다. 에스파냐 지배에 맞서 투쟁한 네덜란드인의 자유를 향한 열정과 모험심, 정력 외에 당시 화가의 좁은 화폭 속에서 발견한 그들의 농밀한 삶과 정신이 그 원동력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수많은 지식인들이 이성과 계몽으로 사회의 부패와 문제를 치유하기 위해 헌신했던 계몽주의 시대를 조명하는 '우리시대에 계몽주의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도 현재와 연관지어 음미할 만 하다. 계몽주의 시대 이후 수많은 위대한 변화가 이뤄졌지만 개혁과 혁신은 지금도 절실한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역사상 제국주의에 대한 최초의 공격이자 20세기 패전국 정치지도자에 대한 전범 재판의 선례가 된 '워런 헤이스팅스의 탄핵 재판'에서 저자는 당시 정적들에 의해 매도되고 혹평을 받은 워런이 실은 정의롭고 책임있는 행정을 발전시킨 공로자로 묘사한다.
이 책의 마지막 주인공은 '조지오웰의 디스토피아'다. 산업혁명 이후 인간의 삶의 조건이 큰 변화를 겪어왔지만 오웰은 현대사회 발전이 더 많은 규제와 통제를 의미한다고 경고한다. 그가 살았던 20세기 초기, 동서 양진영에서 행해진 집단주의 위험성과 개인의 자유를 위협하는 전체주의의 억압을 목도하면서 오웰은 미래사회를 '유토피아'가 아닌 '디스토피아'로 그리고 있다.
796쪽, 3만1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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