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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의 달리는 열차 위에서] 차별과 혐오의 정치를 중단하라!

  • 최영
  • 등록 2022.02.04 06:00:00
  • 13면

 

쭈엉(가명)을 만난 것은 1년 전, 공단 옆 원룸촌에서였다. 미얀마에 군부쿠데타가 일어나자 한국에 거주하던 미얀마교민들이 각 지역에서 집회 같은 항의행동을 준비하기 위해 움직일 때였다. 지역 교민회 대표를 맡고 있던 쭈엉은 큰 눈에 선한 인상의 이십대 후반 젊은이였다. 야간근무 출근하기 전에 잠시 만난 쭈엉은 한국에 온 지 벌써 8년째, 이젠 십여 명이 일하는 사출공장에서 쭈엉이 없으면 공장이 돌아가지 못한단다. 쭈엉이 한국에서 자리를 잡은 후 여동생과 남동생까지 넘어와 일도 하고 학교도 다니고 있었다. 쭈엉은 훗날 결혼을 하더라도 당분간 가족이랑 한국에서 일을 더 하고 싶다고 했다. 고향에서 가족과 여유있게 살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가고 싶기 때문이다. 

 

윤석열후보가 "국민이 차린 밥상에 숟가락만 얻는 외국인 건강보험 해결하겠다"고 했을 때 쭈엉이 떠올랐다. 지금도 공단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을 그와 동생들의 불안한 얼굴이 눈에 그려졌다. 반대로 유권자의 환심을 샀다고 신나 할 국민의힘 관계자들의 얼굴도 연상되었다. 그들에게 팩트는 중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외국인 직장가입자의 1명당 피부양자 수는 내국인의 37%에 불과하다는 사실, 2020년 한 해 동안 외국인 건강보험 가입자들이 낸 보험료는 1조4915억원이지만, 건강보험이 이들의 치료비에 쓴 돈은 9200억원으로 5715억원의 흑자를 거두어 고질적인 건보 적자폭을 줄이는데 큰 기여를 했다는 사실은 애써 외면했을 것이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 선동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투표권도 없고 소수인 외국인노동자들을 차별하고 혐오함으로써 얻는 당장의 이익이 훨씬 크다고 여겼을 것이다.  

 

선거판에 들어서면 모두가 미쳐버린다. 2등이 무의미한 선거판에 득표에 도움된다면 뭔 짓인들 못하랴마는, 그래도 최소한의 금도는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어느 후보가 욕설을 했다해도 정치인도 사람인데 저간의 사정상 그럴 수도 있겠거니 한다. 후보 아내가 과거에 누구랑 동거하고 누구랑 여행갔다더라 해도 ‘본인은 아니라하고 과거지사인데 뭘’ 하고 넘어갈 수도 있다. ‘정권잡으면 누굴 가만 안둔다더라’ 해도 대한민국 수준에 설마 그렇게까지야 하겠나 싶기도 하고, 장모가 사기꾼이라해도 후보가 아니니 눙치고 갈 수도 있다. 그러나 명색이 대통령후보란 사람의 입에서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는 말이 쏟아진다면 이건 참혹한 선거판이다. 

 

윤석열 후보에게 묻고 싶다. 정치를 왜 시작했는가? 세간의 말처럼 오로지 검찰과 처가를 보호하기 위해서 시작한 것은 아니잖는가? 공정과 정의를 외치면서 정치를 시작했다면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바꿔보고 싶었기 때문이 아닌가? 그런 후보의 입에서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입에 올리더니 육체노동 혐오발언으로 이어지고 이제는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발언까지 나갔다. 윤 후보에게 그들은 반려견과 식용개 만큼 차별해야 하는 대상이던가? 윤 후보는 정말 진지하게 돌아보기 바란다. 못배우고 없는 사람에 대한 뿌리깊은 차별과 혐오의 정서가 본인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지는 않는지를 말이다. 

 

국민들이 중국을 싫어한다며 중국을 때리다가 사드 추가배치까지 주장하고, 나아가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을 소리높이는 것 역시 중국과 북한에 대한 혐오정서를 선거에 이용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한 것일 터이다. 차별하고 혐오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무것도 없다. 외려 궁극에는 모두가 불행해질 뿐이다. 이를 선거에 악용하는 것은 사악한 나치의 선전장관 괴벨스나 할 짓이다.  글을 쓰면서 오랜만에 쭈엉의 페북을 방문했더니 올초 이런 글을 올려놓았다. “내가 사는 것이 힘들다고 다른 사람을 탓하지 말자!” 하물며 정치지도자를 꿈꾸는 사람이 모든 문제의 원인을 소수자 탓하며 표를 긁어모으려 해서는 되겠는가 말이다. 그건 공작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