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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창] 선출직은 봉사 활동의 훈장이 아니다

 

“네가 포천을 위해 한 일이 뭐냐?”

 

언제부턴가 포천 정가에는 선출직에 출마하려는 사람에게 상대 당 또는 경쟁 관계에 있는 사람이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경우가 많다. 의외로 이 질문은 포천에서는 잘 먹힌다.

 

이 질문은 옳은 질문이기도 하고 아주 질 나쁜 질문이기도 하다.

 

선출직에 나오려는 사람의 능력 검증을 위해 시민의 입장에서 하는 말이라면 옳은 질문이다.

 

하지만, 외지에서 실력과 경험과 인맥을 쌓아 이제 일을 해보려고 포천에 들어 온 사람에게 또는 지역을 위해 출마하려는 청년에게 경쟁자나 상대 당에서 하는 질문이라면 질 나쁜 질문이 된다. 이런 처지의 사람들은 이 질문에 대답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

 

여기서 질 나쁘다고 하는 이유는 지능적인 ‘네거티브’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키워 준 고향을 위해 외지에서 쌓아 온 인연들을 다 두고 고향에 돌아온 사람에게 이런 질문은 큰 상처가 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정치의 꿈을 꾸는 청년들에게도 꿈을 부숴버리는 커다란 망치가 될 수도 있다.

 

여기서 더 큰 문제는 이 말이 너무 잘 먹혀서 이상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방 선거를 앞두고 이 당, 저 당 할 것 없이 봉사 활동을 오래 한 사람들이 선출직에 도전하고 있는데, 그런 사람이 생각보다 너무 많은 것 같다.

 

즉, 그들의 말을 정리하면, “내가 이러저러해서 봉사를 오래 하고 많이 해서 선출직에 나가고 싶으니 공천을 달라”는 것이 된다.

 

오해하지 말 것은 그들이 자격이 모자라거나, 그들의 봉사 활동의 순수성과 아름다움을 깎아내리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봉사 활동의 순수성을 지켜 주고 싶어 하는 말이다.

 

선출직은 소위 국민 또는 시민의 공복이라고 말한다. 본질적으로 봉사하는 자리라는 것이다. 그러니, 봉사를 많이 한 사람은 선출직으로 갖추어야 할 자격 중 하나를 충분히 잘 갖춘 사람이다.

 

하지만, 기자 생활을 하면서 얻은 경험으로 볼 때, 선출직들은 상당한 지적, 육체적, 심리적, 사회적, 경험적 능력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을 통칭해서 능력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봉사 활동 경력을 내세우며 선출직에 출마하는 것은 그 오랜 기간 시와 시민을 위해 봉사한 그들의 봉사의 순수성을 스스로 해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봉사 활동 경력만을 내세우며 선출직에 나가는 것이 아니라, 봉사 활동의 경험을 통해 어떠한 것을 배우고, 얼마나 강인한 체력을 다졌으며, 어떤 심리적 어려움을 이겨내었고, 누구와 함께 봉사했으며, 그래서 그런 능력을 어떻게 쓰겠다는 식의 주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포천에는 봉사만 많이 한 사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능력 있는 봉사자’ 또는 ‘봉사하는 능력자’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선출직이라는 것은 ‘봉사 활동’을 많이 해야 달 수 있는 ‘훈장’이 아니라, ‘봉사 활동’을 통해 갈고 닦은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또 다른 모양의 봉사 현장이다.

 

[ 경기신문 = 문석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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