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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이 1961년 작곡한 ‘20개 방을 위한 교향곡’ 최초 시연

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전 ‘완벽한 최후의 1초 – 교향곡 2번’
피아니스트, 시각예술가, 첼리스트, 사운드 디자이너 등 참여
3월 24일부터 6월 19일까지. 백남준아트센터서 무료 관람

 

“나는 상대적인 것이 바로 절대적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려고 노력했다” (백남준, 「‘20개의 방을 위한 교향곡’에 대하여」)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관장 김성은)는 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전 ‘완벽한 최후의 1초 – 교향곡 2번’을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1960년대 백남준이 사유한 예술의 방향을 따라가며 그가 찾고자 한 진정한 ‘완벽한 최후의 1초’를 함께 만들어 나가고자 기획됐다.

 

백남준은 고정되고 변하지 않는 절대적 개념의 1초는 어쩌면 존재하지 않을 수 있지만, 상대적 개념의 ‘완벽한 최후의 1초’는 존재하며 그것의 열쇠는 우리에게 있음을 전하고자 했다.

 

전시는 백남준이 1961년에 작곡한 텍스트 악보 ‘20개의 방을 위한 교향곡’을 국내 최초로 시연한다.

 

이 작품은 백남준의 두 번째 교향곡으로 그의 살아생전에 연주되지 못했지만 예술에 대한 백남준의 생각과 그의 작업 세계를 예고하는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제목에 적힌 ‘20개의 방’과는 달리 작품에는 빈방을 포함한 총 16개의 방, 16개의 악장이 등장한다.

 

오선지가 아닌 방으로 추정되는 사각형 모양의 선 위로 음계나 음표의 기능을 대신하는 지시문만이 빼곡히 적혀 있다.

 

 

“관객 참여”라는 지시문이 적힌 14번 방은 ‘장치된 피아노’ 두 대가 놓여 있다. 관객들에 의해 연주되는 두 대의 피아노를 통해 백남준은 관객들에게 청중에서 벗어나 연주하기를 독려한다.

 

피아니스트 계수정은 1959년과 1963년에 백남준이 행했던 것과 같이 사물을 이용하여 피아노에 변형과 해체를 가한다.

 

폐타이어 고무, 못, 전화기, 비디오 플레이어, 돌, 스케이트보드 등 계수정이 가져온 사물들로 새로운 모습을 갖게 된 피아노는 그녀가 작곡한 ‘굿나잇 미스터 백 : 90번의 액션’으로 작동된다.

 

지난 2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계수정은 “백남준 작가가 일상생활에서 경험하고 관심 있었던 것을 합쳐서 구현해내지 않았나 생각했다”며, “너무 어렵고 심오하게 인생의 철학적인 것을 담아내는 작가가 아니라서 저는 백남준을 더 존경하고 좋아한다. 그래서 이번 작품 참여와 연주도 기쁜 마음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관객들은 전시 기간 동안 이 장치된 피아노들을 연주하며, 각자의 소리를 만들어 간다. 이 전시에서 관객은 그저 서서 바라보고 듣는 존재가 아닌 하나의 주체자가 된다. 청각, 시각, 후각, 촉각 등을 자극하는 장치와 사물들은 관객의 행동을 유도한다.

 

 

방을 넘나드는 관객이 누구냐에 따라, 그리고 어떻게 이동하고 장치를 조작하느냐에 따라 방의 순서나 전체적인 소리를 계속해서 바꿀 수 있다.

 

전시에는 피아니스트 계수정을 비롯해 권용주, 김다움, 문해주, 송선혁, 지박, OC.m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 7명(팀)이 함께한다. 또한 가수, 배우, 소설가, 연구자 등도 낭독과 글쓰기로 참여했다.

 

관객들은 여러 방에 제시된 참여적 요소를 직접 만져보고 소리를 만들면서 또 다른 연주자로, 참여 작가들과 함께 하나의 곡을 완성해 간다. 전시는 지난 24일 시작해 오는 6월 19일까지.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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