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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개봉영화] ‘최대시속 50㎞’…추억의 스텔라 타고 ‘분노의 질주’

 

장르 : 코미디, 드라마

감독 : 권수경

출연 : 손호준, 이규형, 허성태

 

슈퍼카를 찾기 위해 1987년식 올드카 ‘스텔라’와 함께 질주를 벌이는 남자가 있다. 낡고 오래된, 창고에 방치돼 있던 스텔라도 예전에는 슈퍼카 못지않게 사랑 받던 시절이 있었다. 1983년부터 1997년까지 약 430만대가 생산 판매된 중형 세단 스텔라는, 1988년 서울 올림픽 공식 자동차로 지정되기도 했었다.

 

주인공 ‘영배’에게도 스텔라가 그런 존재였던 때가 있었다. 차량담보업체에서 일하는 영배는 좋은 실적을 내는 직원으로 회사 사장의 신뢰를 받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사장이 하룻밤 맡긴 슈퍼카가 절친 ‘동식’과 함께 감쪽같이 사라졌다.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을 당하고, 사장한테 쫓기는 신세가 된 영배는 동식을 찾는 와중에 아버지의 부고 연락을 받고 고향에 내려간다. 장례를 치르는 영배의 고향집까지 따라온 서사장 무리들. 영배는 막다른 골목에 몰린 순간, 아버지의 낡은 창고에서 스텔라를 마주하게 된다.

 

 

버라이어티 추격 코미디를 표방하는 영화는 추억을 상기시켜 감동도 함께 전하고자 했다.

 

감독은 “시골에서 보낸 유년 시절, 유난히 자동차를 좋아했는데 부잣집 친구 아버지의 자동차가 ‘스텔라’였다. 육중한 검은 세단의 느낌과 성공한 사람들의 상징과도 같은 스텔라는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었다”고 말한 감독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품어진 자동차라는 존재의 특별한 가치를 다루고자 했다.

 

또한 자동차가 단순히 이동의 수단이 아닌 한 가족과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온 동반자의 느낌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영화 속 영배와 자동차의 많은 부분이 실제 자신을 경험에서 비롯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대 시속 50㎞로 달리는 스텔라와 슈퍼카를 찾아 나선 영배의 여정은 궁상맞기 짝이 없다. 제멋대로 틀어지는 라디오, 나오지 않는 에어컨, 수동식 창문. 서사장 무리의 고가 외제차와 너무나 대조적이다. 하지만 영배와 스텔라의 교감이 쌓여 갈수록 우리는 스텔라가 반짝반짝 빛나던 시절, 가족의 첫 차를 타는 것만으로 그저 신났던 시절의 감성으로 되돌아간다.

 

영화는 오래된 스텔라뿐만 아니라 다양한 음악, 소품, 배경 등을 활용해 레트로 감성을 소환한다. 구형 녹색 번호판과 찐옥수수 간식, 낡은 카세트에서 나오는 듀스의 ‘나를 돌아봐’로 반가움을 전한다. 영배가 시골길에서 휴식을 취할 때는 1989년 발표된 여행스케치의 ‘별이 진다네’가 흘러 관객들을 추억에 잠기게 한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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