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공포로 미국 증시가 하락하며 국내 증시 및 암호화폐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13일 증권계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투자 심리 위축이 지속되며 하락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6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올해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3.81포인트(0.33%) 하락한 3만 1730.30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5.10포인트(0.13%) 떨어진 3930.0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6.73포인트(0.06%) 오른 1만 1370.96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전 세계를 강타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하락세인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8.3%를 기록하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고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PPI 오름세는 지난달(11.5%)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자 국내 증시 역시 전날까지 8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12일 코스피는 1% 넘게 하락해 2550대로 내려앉았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42.19포인트(1.63%) 내린 2550.08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2020년 11월 19일 이후 1년 반 만에 최저 수준이다.
더불어 한국산 암호화폐인 루나와 자매 스테이블 코인 테라 USD까지 연일 폭락하며 암호화폐 시장 역시 출렁였다.
루나와 테라는 애플 엔지니어 출신인 30살 권도형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가 발행하는 가상화폐다.
테라폼랩스 본사는 싱가포르에 있지만, 한국인 대표의 블록체인 기업이 발행한 코인이라는 점에서 국산 가상화폐인 이른바 '김치 코인'으로 분류됐다.
루나는 지난달 119달러까지 치솟으며 가상화폐 시가총액 순위 10위권 내에 들었지만, 최근 일주일 새 97% 폭락해 32위로 추락했다.
또 루나는 이날 장중 99%가량 폭락하며 1센트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루나 폭락은 1달러로 가치가 유지되도록 설계된 자매 스테이블 코인 테라의 알고리즘이 깨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부분의 스테이블 코인이 달러와 같이 전통적 법정화폐에 가격을 고정하지만 테라는 UST 가격이 1달러보다 높아지거나 낮아질 경우 루나와의 차익 거래를 통해 가치를 유지했고 이 메커니즘이 정상 작동되지 않아 폭락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모든 것이 무너졌다"며 "테라가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세계에서 애정의 대상이었으나 죽음의 소용돌이로 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루나 가치 폭락으로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는 루나를 상장 폐지해 과도한 변동성으로부터 투자자들 보호에 나섰다. 발행사인 테라폼랩스 역시 블록체인 시스템을 일시 중단했다가 재개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권 대표가 테라와 루나 폭락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테라를 담보로 15억 달러 구제금융 조달에 나섰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미 큰 손실을 본 투자자들은 루나의 폭락 사태에 대해 권도형 테라 CEO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실제로 12일 오후 신원 미상의 인물이 권도형 대표의 자택에 찾아가 초인종을 눌렀다는 신고가 접수됐으며 권 대표의 배우자는 경찰에 긴급신변보호 대상자 지정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 경기신문 = 이지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