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어느 날 오전 10시 경, 지방 소재의 어느 목재 창고에서는 건축 자재용 원주(圓柱) 목재 5주(柱)를 지게차로 운반하는 작업이 진행중이었다.
운반 작업 도중 실려있던 목재 5주의 결속부가 풀리는 사고가 벌어졌다. 무게가 210kg인 육중한 나무 기둥은 굴러가면서 그 인근에서 대패 날을 가는 작업을 하던 근로자를 덮쳐 버렸고, 해당 근로자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이 당시 운반 작업 상황은 상당히 부주의하고 무리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사고의 결정적인 원인은 언제 풀릴지도 모르는 불안정한 결속방법이었다. 플라스틱 재질 밴드 연결부가 결속기와 조임기를 사용해 밴드 끝단을 겹친 다음, 클립으로 연결된 형태였는데, 플라스틱 밴드와 클립의 내구성 및 목재의 무게와 운반 도중 생기는 관성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결속은 언제든지 풀려서 대형 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컸다.
하다못해 해당 작업시 발생되는 위험요인 파악에 따른 필요조치를 이행했다면 사고예방에 큰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해당 사업장에서는 이러한 필요조치는 이행하지 않았기에 사고 가능성에 대해 파악하고 미리 예방하는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애초에 근로자들의 안전 작업을 관리 · 감독 · 지시하는 책임자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관리자들도 근로자들이 무리한 화물적재를 하고 불안전한 작업방법을 사용하는 것조차도 통제하지 않았다.
또한 이 밖에도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다른 문제들도 존재하고 있었다. 210kg의 목재 5주가 지게차 포크에 3단으로 적재되었기에 지게차 운전자의 시야가 가려버린 상태였다. 이는 낙하 사고가 아니더라도 다른 충돌 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었다.
그리고 지게차 면허 자격이 없는 운전자가 지게차를 운전하고 있었다는 문제점 또한 지적해야 한다. 운전자가 면허 자격이 없으면 미숙련자이거나 기본적으로 준수해야 할 안전사항에 대해 무지할 가능성이 높고, 낙하 사고 외에 다른 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시야확보와 붕괴 또는 낙하방지 예방을 위한 안전작업 절차서를 미작성했다는 점 또한 지적해야 할 사항이다. 안전작업 절차서가 작성되고 이를 준수하는 규율이 사업장에서 잡혀 있었다면 해당 사고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동종 업계에서 이와 유사한 사고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 번째로, 화물적재 및 결속방법을 개선해야 한다. 화물이 무너져서 낙하하는 일이 없도록 정돈된 형태로 적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목재기둥같이 원형이라서 굴러가기 쉽고 중량도 무거운 화물을 운반하려면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이럴 경우 플라스틱 밴드 결속보다는 관성이나 질량으로 인해 결속이 풀리는 일이 없도록 체인, 슬링, 와이어로프 등의 견고한 재질의 결속 도구로 단단하게 고정시켜야 한다.
두 번째로, 지게차 사용 시 안전 작업 규정과 지침을 마련하고 이를 관련 근로자에게 숙지시키고 이행하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비록 해당 사고는 결속의 내구성 문제가 결정적 원인이 돼 벌어진 사안이었지만, 기본적인 안전절차도 준수되지 아니한 채 미적격 비숙련자가 지게차를 운전한 점을 보면 해당 사업장은 낙하 사고가 아니더라도 다른 충돌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었다고 보인다.
따라서 차랑계 및 하역운반기계 작업계획서, 안전 지침, 작업 안전확보 절차서를 마련한 다음 이를 근로자에게 교육시키고,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 등의 규정을 통해 이를 이행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지게차 등의 중장비는 별도의 자격증을 보야한 근로자가 운전할 수 있도록 규정 등에서 명시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특히 이러한 지침 및 규정의 이행과정에서 관리자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한데, 작업이 안전하게 이행될 수 있도록 감시하고 감독하는 안전작업지휘자의 지정이 필요할 것이다.
해당 사안은 100% 인재(人災)로서, 정상적인 안전관리체계가 유지되었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 제대로 된 안전관리체계가 없었기에 한 생명이 무고하게 세상을 떠났다. 위와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서 노무사 등의 전문가들의 안전 컨설팅을 받아 사전에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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