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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후기] 우아한 발레 편견 깬, 유쾌한 희극 발레 ‘고집쟁이 딸’

프레데릭 애쉬튼 안무 영국 로얄발레단 버전, 국립발레단 국내 초연
동화 같은 무대·무용수들의 유쾌한 연기… 대중성 갖춘 희극 발레

 

평화로운 시골 농장. 5마리의 닭들이 경쾌한 춤으로 농장의 하루를 연다. 날아갈 것만 같은 가벼운 닭들의 춤사위가 눈을 사로잡는다. 아기자기한 무대 세트는 마치 동화책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준다.

 

발레는 어렵고 지루할 수 있다는 편견을 깨는, 100분이 넘는 시간조차 짧게 느껴지는 작품이 있다. 국립발레단이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선보인 희극 발레 ‘고집쟁이 딸’이다.

 

‘고집쟁이 딸’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전막 발레이다. 국립발레단은 프레데릭 애쉬튼이 안무한 영국 로얄발레단 버전으로, 국내에선 처음으로 전막을 올렸다.

 

강수진 국립발레단장 겸 예술감독은 “몇 안 되는 희극발레이며, 한국에서는 공연된 적 없는 애쉬튼 버전의 ‘고집쟁이 딸’을 공연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유쾌한 웃음과 힐링을 선물하고, 다시 시작되는 일상으로의 복귀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한다”며 해당 작품을 2022년 신작으로 택한 이유를 밝혔다.

 

지난 7일 열린 프레스 공연에 ‘리즈’ 박슬기, ‘콜라스’ 허서명, ‘시몬’ 배민순, ‘알랭’ 선호현이 무대에 올랐다.

 

 

농장주의 딸 리즈는 젊은 농부 콜라스와 사랑에 빠졌다. 대사 한 마디 없어도 누구나 알아챌 수 있다. 둘의 설레는 표정과 수줍은 몸짓에 사랑이 묻어난다.

 

서로 얼굴만 쳐다봐도 행복한 둘이지만, 미망인이 돼 홀로 리즈를 키우며 농장을 운영하는 엄마 시몬은 둘의 사랑이 탐탁치 않다. 포도밭을 가진 부잣집 아들 알랭과 리즈를 혼인시키고 싶기 때문이다. 시몬은 리즈와 콜라스를 갈라놓기 위해 리즈에게 집안일을 시키며 둘의 만남을 방해한다. 이 정도면 고집쟁이 딸이 아니라 고집쟁이 엄마가 맞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반대 속에서 사랑은 더 단단해지는 법. 리즈와 콜라스는 둘을 이어주는 리본으로 서로를 묶고 당기며 아름다운 파드되를 보여준다. 리본으로 만드는 실뜨기는 놀라움을 자아낸다.

 

이어지는 1장 2막에서는 화려한 무대가 펼쳐진다. 수확을 마친 일꾼들이 모두 모여 흥겨운 춤판을 벌인다. 리즈와 알랭이 춤추는데, 알랭의 뒤에는 콜라스가 리즈와 마주보며 함께 춤을 추고 있다. 리즈의 요청에 시몬도 나막신 춤을 추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집으로 돌아온 시몬과 리즈. 시몬이 일꾼들을 챙기러 집을 비운 사이, 혼자 남은 리즈는 마임으로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꾼다. 섬세한 표정과 손짓에 관객 역시 핑크빛 미래가 절로 상상된다. 이때 짚더미 속에 몰래 숨어 들어온 콜라스가 리즈 앞에 나타난다. 두 연인은 사랑의 징표로 스카프를 교환하며 한 번 더 사랑을 확인한다.

 

 

시몬이 집에 돌아오자 콜라스는 급하게 방에 숨는다. 시몬은 리즈와 콜라스가 만난 것을 눈치 채고 리즈를 방으로 밀어 넣고 문을 잠궈 버린다.

 

알랭과 그의 아버지 토마스가 혼인 계약을 맺기 위해 리즈의 집에 도착한다. 시몬은 알랭에게 리즈가 있는 방 열쇠를 건네주는데, 방문을 열자 콜라스와 리즈가 함께 나와 모두가 놀란다. 고집스런 딸의 사랑에 시몬은 결국 리즈와 콜라스를 인정한다.

 

풋풋한 사랑을 전하는 리즈와 콜라스 두 주인공 외에 가장 눈에 띄는 역할은 바로 시몬이다. 남자 무용수가 여장을 하고 연기하는 시몬은 능청스러운 연기로 관객에게 웃음을 준다. 말을 듣지 않는 딸의 엉덩이를 팡팡 때리는 모습, 리즈와 물레를 돌리며 몸에 실이 감기는 모습이 우스꽝스럽다.

 

 

‘고집쟁이 딸’의 안무지도자 장 크리스토프 르사주는 “엄마 역할인 시몬을 연기하는 것이 까다롭다”며 “우스꽝스러워야 하지만 지나치면 안 되기 때문에 적정한 선을 지키는 게 상당히 어렵다”고 설명했다.

 

딸을 부잣집에 시집보내고 싶은 속물 엄마이지만, 비를 맞아 추워하는 딸의 손을 녹여주는 따뜻한 엄마이다. 등만 돌리면, 눈만 감으면 어수룩하게 리즈에게 속기 일쑤라 사랑의 훼방꾼임에도 미워할 수가 없다.

 

동화 같은 무대부터 무용수들의 섬세한 연기, 유쾌한 이야기까지 발레가 어렵지 않다는 것을 몸소 느끼게 해준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 쉬운 우리말로 고쳤습니다.

 * 리뷰(review) → 비평, 평론, 논평, 개관, 후기, 검토, 소개

 

(원문) [리뷰] 우아한 발레 편견 깬, 유쾌한 희극 발레 ‘고집쟁이 딸’

(고쳐 쓴 문장) [공연 후기] 우아한 발레 편견 깬, 유쾌한 희극 발레 ‘고집쟁이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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